6·25전쟁 당시 혼자 중공군 50여 명을 사살해 한국과 미국 양쪽에서 최고무공훈장을 받은 일본계 미국인 미야무라 히로시(97) 예비역 하사가 별세했다.
미국 의회 명예 훈장 협회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미야무라 하사가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미야무라 하사는 1925년 10월 26일 뉴멕시코주의 탄광촌이 형성된 갤럽에서 24시간 식당을 운영하는 일본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1944년 징집돼 2차 대전 전투 기록을 작성하는 일본계 미국인 부대인 제442연대 전투팀에 배속된 뒤 1946년 제대했다.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현역으로 소집됐다.
1951년 4월 24일 상병 계급이었던 그는 연천군 대전리 인근에서 미군 진지를 지키던 중 중공군의 야간 습격을 받았다. 기관총 사수와 소총병으로 구성된 그의 부대는 전초기지를 방어하고 있었다. 야간 공격에 분대원들이 부상을 입자 그는 이송을 지시한 후 홀로 남아 중공군과 싸웠다. 미야무라는 야간 전투에서 시야 확보가 어려운 틈을 타 총검으로 중공군 10명을 제거했다. 이후 진지로 복귀해 기관총, 수류탄 등으로 중공군을 사살했다. 미국 의회 명예훈장을 받을 당시 공적서에는 “미야무라 하사가 탄환이 바닥나기 전까지 50명 이상의 중공군을 죽였고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고 기록됐다.
수류탄에 맞아 부상을 입은 미야무라 하사는 적군에게 발각된 후 28개월 동안 포로로 잡혀 기아 등에 시달렸다. 이후 휴전 이후 1953년 8월 20일 석방됐다. 그는 한국전 참전 당시 공로로 백악관에서 아이젠하워 대통령으로부터 의회 명예훈장을 받았다. 한국 정부도 지난 2014년 미야무라를 초청해 태극무공훈장을 수여했다. 미야무라는 생전 언론 인터뷰에서 “난 내 부하들이 죽는 걸 보고 싶지 않았다”며 “나는 내가 영웅적인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