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왼쪽) 미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각) 델라웨어주 윌밍턴 자택 인근 브랜디와인 성 요셉 성당에서 미사를 마친 뒤 성당을 나서고 있다. 미 CBS 뉴스는 이날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와 함께 진행한 여론조사를 토대로 “공화당이 하원 선거에서 앞서고 있다”며“경제 악화에 대한 우려 속에 민주당의 가속세는 멈췄다”고 전했다. /AP 연합뉴스

3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11월 8일)를 앞두고 여당인 민주당에 비상이 걸렸다. 공화당이 앞서고 있는 연방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의 추격세가 한풀 꺾이고 민주당이 다소 유리해 보였던 연방상원 선거 판세도 흔들린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16일(현지 시각) 미 CBS뉴스는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와 함께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하원 선거 판세를 분석해 “공화당이 하원 선거에서 앞서고 있다. 경제 악화에 대한 우려 속에 민주당의 가속세는 멈췄다”고 보도했다. 전체 435석이 모두 선거 대상인 하원의 경우, CBS와 유고브 조사에서 민주당은 지난 8~9월 공화당과의 차이를 좁힌 바 있다. 지난 7월 조사에서는 공화당이 230석, 민주당이 205석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는데 8월에는 그 차이가 공화당 226석, 민주당 209석으로 줄어들었다. 9월 조사에서는 양당의 격차가 더 줄어들어 공화당이 223석, 민주당이 212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번 달 조사에서는 오히려 공화당이 224석으로 지난달보다 1석을 더 얻는 결과가 나왔고, 민주당은 지난달의 212석에서 211석으로 예상 의석 수가 줄어들었다. 현재 민주당 220석, 공화당 212석, 공석 3석으로 민주당이 다수당인 하원 지형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중간선거 예상 의석수

대통령 임기 중에 치러지는 중간선거는 통상 집권당에 불리하다. 올여름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은 이런 흐름을 뒤집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 우선 지난 6월 보수 성향의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 권리를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후 여성들의 유권자 등록이 증가했다. 이들이 민주당 쪽으로 집결할 것이란 기대감이 생겼다. 7~8월에 국제 유가가 하락,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소 회복세를 보인 것도 민주당에 긍정적인 소식이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주는 여론조사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잇’도 지난 6월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될 확률을 88%로 분석했지만, 지난 9월 23일에는 68%로 낮춰 잡았다. 민주당이 하원을 차지할 확률은 12%에서 32%로 20%포인트 오른 바 있다.

그러나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분위기는 다시 민주당에 불리해지고 있다.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3의 감산 결정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전망 등이 모두 민주당의 발목을 잡는 요소다. CBS와 유고브가 지난 12~14일 미국의 등록유권자 20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5%는 경제가 나빠지고 있다고 답했다. 좋아지고 있다는 응답은 15%, 그대로일 것이란 응답은 20%에 불과했다. 특히 현재 살고 있는 지역의 유가가 오르고 있다는 응답이 63%로 나타났다.

지난 8월에는 응답자의 과반 이상인 53%가 거주 지역의 유가가 내리고 있다고 답했는데,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응답자의 48%는 민주당 정책이 경제에 해롭다고 답했고, 45%는 바이든 대통령이 경제에 아주 책임이 많다고 했다. 이런 여론이 그대로 선거 전망에 반영되면서 파이브서티에잇의 전망에서도 민주당이 하원 선거에서 승리할 확률은 29%까지 다시 떨어졌다.

민주당이 근소한 차이로 우세할 것으로 전망됐던 연방상원의 선거 전망도 바뀌고 있다. 현재 상원 총 100석은 민주당이 48석, 공화당이 50석으로 나뉘어 있다. 다만 무소속 의원 2명이 민주당 성향이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누리는 형태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상원의원 34명이 선거를 치르게 되는데, 그중 경합지 한 곳만 공화당에 넘어가도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잃게 될 수 있다. CBS와 유고브는 이번 선거 결과 민주당이 48석, 공화당이 48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4석은 어느 쪽으로든 넘어갈 수 있는 경합지라고 분석했다. 파이브서티에잇은 민주당이 이길 확률을 66%, 공화당이 승리할 확률을 34%로 보면서 민주당이 50.5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지킬 확률이 더 높지만 완전히 장담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현재 민주당이 갖고 있는 상·하원 다수당 지위가 중간선거 이후 공화당에 넘어가면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운영은 큰 차질을 빚게 된다. 경제 문제를 비롯한 주요 법안의 경우, 수정이 불가피하다. 2024년 미 대통령 선거에 바이든 대통령이 다시 출마하는 것도 사실상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