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최근 파키스탄과 외교적 관계를 개선하자 인도가 긴장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 시각) 주파키스탄 미국 대사가 최근 파키스탄과 인도 사이의 영토 분쟁이 있는 카슈미르 지역을 방문한 데 대해 인도가 반발했다고 보도했다. 아린담 박치 인도 외교부 대변인이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파키스탄이 점령하고 있는 잠무와 카슈미르에 미국 대사가 방문한 데 대한 항의를 미 측에 전달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도널드 블롬 주파키스탄 미국 대사는 지난 2~4일 ‘아자드 잠무 카슈미르’ 지역을 방문해 현지 당국자와 주민 등을 만났다. 이곳은 파키스탄이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지만 인도 역시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곳이다. 국무부는 블롬 대사가 “미국과 파키스탄 양국 관계를 촉진하고 경제·인적·문화적 교류를 강조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고 밝혔지만, 인도로서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최근 미국과 파키스탄의 국방 협력도 강화되는 조짐이다. 미 국방부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지난 4일 카마르 자베드 바즈와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과 미 국방부에서 만나 올해 양국 외교 관계 수립 75주년이 된 것을 기념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최근 4억5000만달러(약 6412억원)를 들여 파키스탄 공군의 F-16 전투기 85대를 업그레이드해주기로 했다. 라즈나트 싱 인도 국방장관은 지난달 오스틴 장관과의 전화 회담에서 이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인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의 거듭되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 구매하는 친러 행보를 보인 바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이 ‘파키스탄 카드’로 이를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파키스탄은 친중 성향의 임란 칸 총리가 지난 4월 의회 불신임으로 물러난 뒤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