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연일 ‘메이드 인 아메리카’ 기치를 높이 내걸고 있다.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중간선거(11월 8일)를 앞두고 자신의 주요 지지 기반인 ‘블루칼라’ 표심(票心)에 호소하기 위해 자국 내 산업 육성 전략을 최대한 전면에 내세우는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각) 매사추세츠주(州) 보스턴을 찾아 반도체 산업 육성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전기차·반도체 등 분야에서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내용의 법안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는 이날 바이오 의약품 등 생명공학 분야에서도 국내 제조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보스턴 로건국제공항 연설에서 “미국에는 세계 25위권 내에 있는 공항이 한 곳도 없다”며 “대체 우리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작년 11월 통과한 1조2000억달러(약 1650조원) 규모의 ‘인프라 구축 법안’을 언급하면서 “여러분의 삶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찾은 로건국제공항도 이 법안에 따라 6200만달러가 투입돼 대규모 보수 사업이 진행 중이라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홍보한 IRA·반도체법엔 전기차와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에 불리한 내용이 포함돼 한국 실무급 합동대표단부터 주미대사관까지 미 정부 및 의회를 상대로 잇따라 설득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동맹국의 요청에도 선거 승리가 절실한 바이든 대통령이 아랑곳 않고 잇따라 법안 홍보에 나서자 단기간에 문제 해결은 쉽지 않다는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IRA 법안이 어떻게 소상공인들을 도울 것인가’라는 별개 보도자료를 내고 “트럭이나 승합차 등 대형차를 이용하는 영세 사업자는 전기·연료전지 기반 자동차를 구입할 경우 30%의 세금 공제 혜택을 받게 된다”며 정책 성과를 홍보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신규 반도체 공장 투자 발표에 대해 성명을 내고 “전기차, 반도체, 광섬유, 기타 핵심 부품을 미국에서 만들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 소식통은 “바이든 행정부가 ‘자국 안보’를 이유로 AI(인공지능) 등 첨단 분야 기술 및 제품 및 부품에 대한 보호 조치를 잇따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