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캔자스주가 낙태권 폐지 여부를 주민 투표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의견이 다른 유권자 사이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심지어 폭행 사건까지 발생했다.
2일(현지 시각) 미국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낙태권 폐지를 주장하며 캔자스주에서 낙태 반대 캠페인에 참가한 10대 소녀 그레이스 하트삭이 낙태를 찬성하는 37살 여성에게 폭행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여성은 ‘스튜던트 포 라이프’(SFL)가 주관하는 낙태 반대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던 하트삭 가슴팍을 밀치고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는 등의 폭행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SFL은 미 전역의 고등학생·대학생으로 구성된 비영리 단체로, 낙태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SFL 관계자에 따르면 여성은 폭행 후 하트삭에게 “네가 강간당하기를 바란다” “차에 치였으면 좋겠다” 등의 폭언도 했다. 폭행 이후 하트삭은 심각한 두통을 호소해 응급실로 향했지만, 검사 결과 뇌진탕 등 신체적인 부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SFL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캠페인을 하며 우리와 반대 입장을 가진 사람은 많이 만나봤지만, 뛰쳐나와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캔자스주에서는 임신 22주차까지는 낙태가 합법이다. 다만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 동의와 시술 전 24시간의 대기 시간을 의무적으로 두는 등의 조건이 따른다.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해온 판례를 파기하면서, 캔자스주는 낙태권을 보장하고 있는 주 헌법 조항을 폐지하는 헌법 수정안을 놓고 유권자들에게 찬반을 묻기로 했다. 이에 헌법 수정안에 찬성하는 진영과 반대파 사이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다. 헌법 수정에 찬성하는 진영은 “산모와 아기 모두 소중하다”고 주장했고, 반대파는 “공화당 세력이 강한 캔자스주에서 수정안이 통과될 경우, 오클라호마나 미주리 같은 주변 지역처럼 낙태권이 전면적으로 금지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미주리의 경우 성폭행이나 근친상간과 같은 극단적인 경우에도 예외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