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은 한국 MZ세대의 MBTI 성격유형 검사 의존 현상을 집중보도했다. /일러스트=박상훈

한국 젊은 층인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가 성격 유형 검사인 MBTI에 지나치게 의존, 연애 상대까지 MBTI에 맞춰 고른다고 지난 22일(현지 시각) 미국 CNN이 보도했다. MBTI는 외향·내향, 감각·직관, 사고·감정, 판단·인식 등 지표에 따라 성격을 16개 유형으로 분류하고, 이를 로마자 알파벳 4개의 조합으로 표현한다.

CNN은 한국 젊은이들이 처음 만나면 서로 MBTI 유형부터 밝히고, 길거리 점집부터 각종 상품 마케팅, 채용·취업 시장에서도 MBTI가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남녀 관계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상대를 알아가는 데 시간과 노력을 쓰기보다는 ‘나는 T(분석적)와 맞지 않고 ESFP(친절하고 사교적이며 적응력 있는)와 잘 맞는다’는 식으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MBTI의 16가지 성격유형. 80여년 전 2차 대전기에 미국의 심리학 비전문가들이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만든 성격 검사다. /뉴스1

CNN은 “코로나 팬데믹과 취업 경쟁, 경직된 기업 문화, 치솟는 집값 등으로 미래가 불안한 한국 상황에서 시간과 노력을 아껴 목표를 이루려는 욕구가 커졌다”며 “불안감이 커지는 만큼 소속감과 예측 가능성을 얻으려는 심리가 커진다”는 전문가 견해를 소개했다. 연애와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등을 포기해 소위 ‘N포 세대’로 불리는 MZ세대가 데이트 상대를 찾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려 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고 CNN은 전했다.

한국 젊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MBTI에 맞춘 음료를 출시하는 등 기업 마케팅에도 이 검사가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뉴스1

전문가들은 과도한 MBTI 몰입은 건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MBTI는 1940년대 2차 대전 당시 여성들에게 맞는 직장을 찾아주기 위해 미국 민간에서 개발한 성격유형 검사다. 캐서린 쿡 브릭스와 이저벨 브릭스 마이어스 모녀가 스위스 심리학자 카를 융의 이론을 보고 만들었는데, 이들이 심리학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고, 검사의 일관성과 정확성이 없다는 비판도 많았다.

MBTI 업체 마이어스·브릭스 컴퍼니의 캐머런 놋 아시아태평양 총괄은 “연애 상대를 찾으려 MBTI를 활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MBTI가 맞지 않는다고 잠재적인 파트너를 배제하는 건 멋진 사람과의 흥미로운 관계를 놓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CNN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