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첫 부인 이바나 트럼프가 지난 1988년 이바나의 미 시민권 취득을 자축하며 뉴욕시 법원 앞에서 찍은 사진. 이바나는 체코 태생 모델 출신이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76) 전 미국 대통령의 첫 부인 이바나 트럼프가 14일(현지 시각) 7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명을 내 이바나가 뉴욕시 맨해튼의 자택에서 숨졌다면서 “아름답고 훌륭한 여인이었다”고 조의를 표했다. 정확한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소방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그가 심장마비 상태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바나 트럼프가 지난 2016년 프랑스에서 한 스위스 보석업체가 주최한 파티에 참석한 모습. 트럼프와 이혼 뒤 전용기로 세계여행을 다니며 호화생활을 즐겼고, 두 번 더 결혼했다. / EPA 연합뉴스

공산권 체코 태생인 이바나는 도미해 1970년대 초반 모델로 일했으며, 뉴욕 부동산 개발업자인 트럼프를 만나 1977년 결혼했다.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이방카, 에릭 등 세 자녀를 낳았다. 1980년대 트럼프의 부동산 사업이 호황을 맞고, 이바나도 트럼프 그룹의 인테리어 디자인 부사장에 올라 맨해튼 트럼프 타워, 뉴저지 타지마할 카지노 개장 등을 주도하면서 두 사람은 뉴욕의 파워 커플로 유명했다.

이바나 트럼프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14일(현지시각) 그가 거주해온 뉴욕 맨해튼의 고급 타운하우스 앞에 취재진 등이 몰려있다. /AP 연합뉴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두 번째 부인이 될 미인대회 출신 배우 말라 메이플스와 외도를 하면서 1992년 이바나는 양육권을 넘기고 이혼했다. 이바나는 트럼프 성(姓)을 유지하면서 두 번 더 결혼했다. 이바나의 첫 재혼은 이혼으로 끝났고, 23세 연하의 이탈리아 배우와 세 번째 결혼했으나 지난해 남편이 사망해 혼자 살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부인으로 15년간 결혼생활을 한 이바나 트럼프가 낸 자서전 '트럼프 키우기'의 표지. 이혼 한참 뒤인 2007년 세 자녀의 양육기를 담아 처음 낸 책으로, 2018년 트럼프 대통령 당선 뒤 '아메리칸 퍼스트 마더의 가족적 가치'라는 부제를 달아 재출간했다. /갤러리북스

이바나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한 뒤 2017년 “사실은 내가 퍼스트레이디이며, 백악관 직통 번호도 갖고 있다”는 언론 인터뷰를 해, 세 번째 부인이자 퍼스트레이디인 멜라니아가 “관심을 끌려는 이기적 소음”이라며 분노의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바나는 2018년 세 자녀 양육법과 딸 이방카의 대선 도전 꿈을 다룬 ‘미국 퍼스트 마더의 가족적 가치:트럼프 키우기’란 자서전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