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의 전 구단주이자 러시아 신흥 재벌인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호화 항공기 2대를 압수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아브라모비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다. 최근 영국 정부는 아브라모비치가 벌어들인 수익이 러시아 전쟁 자금으로 흘러간다고 판단하고 그의 계좌를 동결했고, EPL 사무국도 그의 첼시 구단주 자격을 박탈해 강제 매각 절차를 밟게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이날 법원으로부터 아브라모비치의 자가용 항공기인 보잉 787-7 드림라이너와 걸프스트림 G650ER 등 2대에 대한 압수영장을 받았다.아브라모비치가 장부상 회사를 내세워 소유한 항공기 2대의 가격은 모두 4억달러(약 5000억 원)에 달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3월 미국이 제조했거나 일정 비율 이상 미국의 기술과 재료가 들어간 항공기는 러시아로 운항할 경우 미국 정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수출 통제 규정을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아브라모비치의 보잉 드림라이너기는 지난 3월 4일 두바이에서 모스크바로 운항했고, 걸프스트림 항공기도 같은 달 12일 이스탄불에서 모스크바로 운항했다. 아브라모비치는 운항에 앞서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 그의 보잉 드림라이너는 두바이에, 걸프스트림 항공기는 모스크바에 계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당장 아브라모비치의 항공기를 압수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법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압수 절차를 밟아나가는 것과 동시에 아브라모비치의 항공기가 현재 계류한 장소에서 이동하는지도 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1990년대 러시아의 석유 산업 민영화 과정에서 석유 회사 시브네프티를 설립한 아브라모비치는 2005년 러시아 국영 석유 회사 가스프롬에 자신의 지분을 넘긴 뒤 주로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아브라모비치에 대한 제재에 나섰지만, 미국은 그가 푸틴과의 평화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자 이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