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바이든 행정부가 코로나를 이유로 국경 지역에서 이민자를 즉각 돌려보내도록 한 전임 트럼프 행정부 정책인 ‘42호’(Title 42) 규제를 다음달 23일 폐지하기로 한 가운데, 이 폐지 방침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도 반발이 나오고 있다고 미 의회 매체 더힐이 1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불법 이민자가 더욱 급증해 오는 11월 중간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미국 망명을 원하는 이민자들이 지난 13일(현지 시각) 멕시코와 미국 사이 있는 리오 브라보 강을 건넌 뒤 미국 텍사스주 엘파소를 마주보는 국경에 접근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42호는 ‘공공보건에 위험을 끼칠 수 있는 외국인이 입국을 시도할 경우 추방할 수 있다’는 보건법 조항을 근거로 코로나 팬데믹 기간 불법입국자를 망명 신청 기회를 주지 않고 즉시 추방할 수 있게 한 정책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간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국경에서의 망명 절차를 복원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왔다. 반면 공화당과 일부 중도 민주당 의원들은 42장을 폐지하는 것은 미국 내 이민과 마약 문제를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상원 국토안보·정부업무위원장인 개리 피터스 상원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그것(폐지 방침)은 다시 검토되어야 하고 아마도 늦춰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 결정에 공개 반대 의견을 냈다. 민주당 선거운동본부 의장도 맡고 있는 그는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등 행정부 관리들에게 개인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며 “트럼프 행정부때의 정책을 취소하는 데 대한 (부작용을) 상쇄하기 위한 계획을 구체화할 수 있는 시간을 행정부에 주고 싶었지만, 정부는 그런 계획 없이 (폐지) 결정을 내렸다”라고 했다.

최근 멕시코-미국 국경을 넘은 불법입국자의 수는 하루 평균 7000명으로 전년 동기의 배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당국은 42조가 폐지되면 불법입국자 수가 하루 1만2000명∼1만8000명 수준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불법 이민자 급증을 막을 효과적인 대책 없이 무조건 폐지하는 것은 무리라는 취지다. 이런 점에서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이번 중간 선거의 주요 ‘공격 포인트’로 삼고 있다.

개리 의원 뿐만 아니라 민주당 소속 마크 켈리(애리조나), 라파엘 워녹(조지아), 매기 하산(뉴햄프셔) 등 대표적 ‘스윙 스테이트(경합주)’ 소속 의원들도 공개적으로 트럼프 정책 폐기에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나섰다. 민주당 중도파 조 맨친(웨스트 버지니아) 의원과 크리스틴 시너마(애리조나) 등은 최근 42조를 유지하도록 하는 법안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와 여론 조사 기관 모닝컨설트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54%가 바이든 행정부의 폐지 결정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35%만이 이 조치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원 62%가 찬성한다고 답했지만, 무당파는 33%만 찬성한다고 했다. 무당파 중 반대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53%에 달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42호 폐지에 맞춰 이민 전담 및 보건 인력을 충당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민자 국경 쇄도를 막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고 CNN 등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