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14일(현지 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거센 저항에 직면한 상황에서 전술핵을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볍게 볼 수 없고, 그 가능성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번스 국장은 이날 조지아 공과대학교 연설에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지도부가 그동안 군사적 좌절을 겪었던 상황을 감안할 때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 저위력(low-yield)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볍게 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고 했다. 다만 번스 국장은 “러시아가 이런 무기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실제적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라고 했다.
번즈 국장은 “우리는 크렘린이 핵 경보 수준을 높이겠다는 발언을 봤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그러한 우려를 강화할만한 실질적인 증거를 보지 못했다”라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핵 사용 여부 등을) 매우 주의 깊게 주시하고 있다. 이는 CIA에서 우리의 가장 중요한 책임 중 하나”라고 했다. 번즈 국장은 또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이를 막기 위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향후 행보를 파악해 실시간으로 노출시키는 전략을 쓴 데 대해서도 “우리의 (정보 당국이 수집한) 비밀들 중 일부를 공개함으로써, 푸틴이 이유 없이 악랄한 공격의 진실을 감추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라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부터 인근 러시아 군의 움직임, 모스크바의 침공 계획, 러시아 군 당국 내부 분위기 등을 실시간으로 대중들에게 공개했다. 이는 러시아 내부에서도 알기 힘든 정보로, 미 정보 당국이 동원돼 획득한 정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번스 국장은 또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에서의 3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우크라이나 상공에 비행금지구역(no-fly zone)을 설정하거나 소련 시절의 전투기를 우크라이나로 이전하려는 폴란드 계획을 수용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