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국민의힘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한·미 정책협의대표단은 4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서 커트 캠벨 백악관 인도·태평양조정관과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 등을 만나 정책 협의를 했다. 존 케리 대통령 기후특사와도 잠시 면담을 했다고 박진 의원은 전했다.
이날 오후 셔먼 부장관과 면담한 직후 워싱턴 특파원단과 만난 박 의원은 “자유, 민주주의, 법치, 인권 이런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의 신뢰를 바탕으로 새롭게 부상하는 여러 가지 도전에 대해서 한국과 미국이 포괄적 전략동맹으로서 한·미 동맹을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으로 격상해 나가자는 당선인의 구상을 전하고 공감을 형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도 역내 안보와 번영의 핵심축인 한·미 동맹을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 코로나 19, 또 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차원에서 기여하는 파트너십으로 강화해 나가자는 우리 당선인의 구상을 환영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우리 정부의 전환기를 맞아서 북한의 도발이 지금 지속되고 있다.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와 최근 북한의 공격적 발언들이 있었다”면서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한·미 간에 물샐 틈 없는 공조를 지속해 나가는 것이 긴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한·미 연합방위 태세와 확장억제를 위한 고위급 전략회의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데 또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울러 대표단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통한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안전 구현'이란 당선인의 대북 정책 비전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하는 기회를 가졌고 미국 측도 이에 동감했다”고 했다.
북한 인권과 관련해 대표단은 “윤석열 정부는 북한 인권에 대해 아주 심각하게 생각하고 이 문제를 앞으로 진지하게 다뤄나갈 것”이란 입장을 미국 측에 전했다고 한다. “특히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같은 것이 상정됐을 때 한국이 가장 앞장서서 목소리 낼 수 있는 적극적 입장을 취하겠다고 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그는 “양측은 공급망, 첨단기술, 원자력, 그리고 백신 등 우리 안보와 불가분 관계에 있는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이 향후 한·미 동맹의 주요 축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런 뉴프런티어 분야에서의 협력을 심화해 나갈 수 있는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국무부와 협의를 통해서 신정부가 출범하는 일일차부터, 첫날부터 바이든 행정부와 긴밀하게 소통하기 위한 공감대와 신뢰를 복원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 취임 후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언젠가는 열리게 될 텐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를 방문하는 계기에 한국을 꼭 방문해 주시면 좋겠다는 이런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미국 측은 “여러 가지로 검토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앞서 이날 오전 정책협의대표단은 캠벨 백악관 인도·태평양 조정관을 만났다. 정책대표단은 캠벨 조정관이 “한국의 쿼드 협력 의지를 보여준 것을 환영하고 워킹그룹 차원에서 한국과 다양한 협력을 할 수 있을 것으록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군사동맹으로 시작한 한·미동맹이 경제 안보와 기술 동맹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한다”며 “미국 정부가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정부의 우선순위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캠벨 조정관은 또 “미국 정부는 한국 신정부와의 협력 강화에 대한 의지와 기대를 갖고 있다”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한·미·일 협력과 한·일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책협의대표단은 5일(현지 시각) 백악관을 방문한다. 미 의회 지도부 등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