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파견한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단장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3일(현지시간) 첫 방미 일정으로 워싱턴 DC에 있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찾아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한미 정책 협의 대표단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워싱턴 DC에 파견한 한·미 정책협의대표단이 4일 오후(현지 시각)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의 면담 등 바이든 행정부와의 정책 협의를 시작했다. 앞서 윤 당선인 측은 정책협의대표단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건넬 친서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도착 당일인 지난 3일 저녁에는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주최 만찬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끌어내려면 한·미·일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며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추진을 위해 아세안과의 협력 등 한국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미 국무부는 4일 공식 일정표를 통해 “오후 4시 30분 셔먼 부장관은 윤석열 대한민국 대통령 당선인의 미·한(U.S.-ROK) 정책협의대표단과 만난다”고 밝혔다. 셔먼 부장관은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을 지내며 직접 대북 협상을 담당했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란 핵 협상에 깊숙이 관여해 한반도 문제와 핵 문제에 두루 밝다. 지난 2013년 2월 박근혜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 이한구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정책협의단을 미국에 파견했을 때도 국무부 정무차관으로서 이들을 만났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의 일정표에는 한·미 정책협의대표단과의 면담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

지난 3일 오전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난 대표단장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특히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해서 도발하고 있어 한반도 안보 상황이 엄중한 상황”이라며 “미국의 안보 공약, 그리고 한·미 동맹의 포괄적인 전략 동맹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방안들이 무엇인지 심도 있게 논의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셔먼 부장관과의 면담에서 이런 문제들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또 윤 당선인과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조율에 대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화를 할 예정”이라며 “바이든 대통령도 아시아 방문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 되면 한·미 정상회담도 자연스럽게 열리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번 방미에는 박 의원과 함께 외교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부단장으로 동행했다. 박철희·정재호 서울대 교수, 표세우 예비역 소장,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강인선 당선인 외신대변인 등도 대표단 일원이다. 이들은 지난 3일 워싱턴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7월 완공 예정인 ‘추모의 벽’을 돌아보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오는 7일까지 국무부, 백악관, 의회, 싱크탱크 관계자 등을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