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각) 홀인원에 성공했다며 그의 대변인이 29일 올린 영상. /테일러 부도위치 트위터

소문난 ‘골프광’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홀인원 소식을 성명을 통해 알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변인 테일러 부도위치는 29일(현지시각) 트위터에 전날 발표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명을 공유했다. 이와 함께 “지난 2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홀인원을 했다”며 골프공을 줍는 영상을 공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이 들어있는 홀을 손가락으로 가리킨 후 보란 듯 두 팔을 펼쳐 보였다. 이후 같이 골프를 친 이들과 손뼉을 마주치며 축하를 주고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많은 사람이 물어서 이제야 말하는데 그건 100% 진실”이라며 “전설적인 골프선수들과 경기하는 동안 내가 홀인원을 했다”고 말했다. 남아공 출신 유명 프로 골프 선수 어니 엘스와 미국 프로 골퍼 진 사우어스, 켄 듀크, 마이크 구드스와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골프를 쳤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말했다.

그는 자신의 홀인원 당시 상황을 상당히 자세히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7번 홀에서 미풍이 불어오던 때 5번 아이언으로 공을 쳤다”며 “상당히 강한 바람을 가르며 공이 날아갔고, 5피트를 앞둔 곳에서 두 번 땅에 부딪힌 공은 ‘쿵’ 소리를 내며 홀 속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훌륭한 선수들은 눈이 좀 더 좋아서 나보다 먼저 (홀인원을) 알아차렸다”며 “어쨌든 재능있는 선수들과 함께 경기하는 건 매우 재미있었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매우 겸손한 사람이기 때문에 누가 이겼는지는 말하지 않겠다”며 “그러면(말한다면) 여러분은 제가 자랑했다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자랑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경기에서 이긴 것으로 보인다.

미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지는 않다. 부도위치의 트위터 영상을 공유한 네티즌들은 “트럼프가 골프공을 쳐서 홀에 들어가는 장면은 없나” “공 줍는 장면만으로는 못 믿겠다”고 했다. 또 그의 성명 내용을 두고는 “아무도 홀인원에 대해 묻지 않았다” “정말 겸손한 내용이다” 등 비꼬는 댓글을 달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골프 사랑은 유명하다. 그는 미국은 물론 영국과 아일랜드,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골프장 17곳을 소유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골프를 친 횟수를 세는 ‘트럼프 골프 카운트 닷컴’ 사이트에 따르면 그는 대통령 당선 이후 140여 차례 골프를 쳤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2020년 ‘미국 내 코로나 사망자 수가 10만 명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메모리얼 데이 연휴에 골프를 쳤다’고 비판하는 내용의 정치 광고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게시하며 “대통령은 골프장 카트 위에서 트윗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석 달 만에 처음 골프장에 간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