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4일 동해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미국·일본 등 국제사회가 북한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미국은 미국 본토와 한국·일본 등 동맹국 안보 보장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사가 신형 ICBM 시험으로 최종 결론이 나면, 미국은 유엔 안보리를 소집하고 강력한 독자 제재를 발표할 전망이다. 북한의 ICBM 발사는 안보리 결의 중대 위반으로 추가 제재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둘러싸고 안보리 상임이사국 5국이 미국·영국·프랑스와 러시아·중국 양편으로 갈라져 있어 안보리 추가 대북 결의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일본 정부는 이번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체가 71분간 고도 약 6000㎞, 거리 약 1100㎞를 비행한 점을 들어 “신형 ICBM급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이 발사체가 오후 3시 44분쯤 홋카이도 서쪽 오시마반도에서 150㎞ 떨어진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떨어진 점을 확인하고 북한을 강력히 규탄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G7(주요 7국) 정상회담 참석차 브뤼셀로 향하는 전용기 내에서 보고를 받고 국가안보회의(NSC) 소집 등을 즉시 지시했다. 도착 후엔 “북한이 신형 ICBM으로 보이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우리나라 영해에 가까운 EEZ에 떨어트린 것은 용서할 수 없는 폭거”라며 “단호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말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은 이날 오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30분간 전화 회담을 한 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에 국제사회가 힘쓰는 가운데 북한이 도발적 행동을 할 기회가 생겼다고 잘못 판단하도록 내버려둬선 안 된다는 데 양국 장관이 의견을 일치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당사자들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 국면에 착안해 대화와 협상의 정확한 방향을 견지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을 추진하기 위해 공동으로 힘쓰기를 바란다”고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 지역이 긴장 고조 지역이 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