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아퀼리노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아시아의 화약고’로 불리는 남중국해에 중국이 건설한 인공섬 중 최소 3곳을 완전히 군사화했다고 밝혔다. 앞서 필리핀 등 주변국들은 남중국해에 중국이 새 ‘인공 구조물’을 설치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거세게 반발했었다. 미국도 “중국이 이 지역 평화와 안보를 해치고 있다”며 했었지만, 이번처럼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을 공개 경고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2018년 4월 남중국해에서 인민해방군 해군을 시찰하고 있는 시진핑 주석. /뉴시스

아퀼리노 사령관은 20일(현지 시각) AP통신과 단독 인터뷰에서 “(중국은) 3개 섬을 군사화한 뒤 대함·대공 미사일, 레이저 및 전파방해장치, 전투기 등으로 무장했다”며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분쟁 지역의 인공섬을 군사기지로 바꾸지 않겠다고 확언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에) 우리는 중국이 2차 대전 이후 20년간 가장 대규모로 군사력을 증강하는 것을 봤다”며 “그들은 모든 역량을 발전시켰고, 이런 군사화 증강은 역내를 불안정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인터뷰는 아퀼리노 사령관이 남중국해를 정찰하는 해군 초계기 P-8A 포세이돈에 탑승한 가운데 이뤄졌다고 AP는 전했다.

아퀼라노 사령관은 구체적으로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 군도’)의 미스치프·수비·피어리 크로스 암초 등 3곳을 지목했다. 남사 군도에는 200여개 암초 및 산호초가 있다. 국제법상 영유권을 주장할 수 없는 곳들이다. 중국은 이 중 적어도 7곳에 인공섬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썰물 때만 물 위로 드러나는 곳에 시멘트를 쏟아붓고 비행장 등을 건설했다.

특히 ‘수비 암초’ 등 인공섬 3곳에 2000명이 넘는 병력이 주둔할 수 있는 막사를 건설 중이거나 이미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이곳을 중국의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퀼리노 사령관은 “이곳의 미사일 무기고, 항공기 격납고, 레이더 시스템과 다른 군사 시설 건설이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이 다른 지역에도 군사 인프라 건설을 추구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이 지역에서) 미국의 주된 목표는 억지(deterrence)를 통해 전쟁을 막고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는 것”이라며 “억제에 실패한다면 두 번째 임무는 싸워서 이기는 것을 준비하는 일”이라고 했다.

미국은 중국의 인공섬 조성 이후,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첨단 구축함 등을 동원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고 있다. 미 군함을 남중국해에 진입시켜 이 수역이 모든 나라가 공통으로 쓸 수 있는 공해(公海)라는 것을 강조하는 작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