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처음으로 ‘전범(war criminal)’이라고 했다. 그간 미 행정부나 백악관은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겨냥한 러시아의 잇따른 공격에도 ‘전쟁 범죄 행위’라고 규정하는 데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2월 22일 각각 기자회견하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AFP·AP 연합뉴스

외신을 종합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그가 전범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발언을 두고 CNN은 “(전범 규정에 신중했던) 행정부가 태도를 바꾼 것을 의미한다”고 했고, AP는 “우크라이나 침공 후 미 당국자가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의 행동에 대해 내놓은 가장 강력한 규탄”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우크라이나에 추가 군사 지원을 발표하는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병원을 공격하고 의사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 했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전범’으로 지목함에 따라 러시아의 침공 및 공격 행위가 전쟁범죄에 해당하는 지를 둘러싼 각국 공방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마리우폴의 산부인과와 어린이병원이 당한 공습을 전쟁범죄라고 주장한다. 이 사고로 어린이를 포함한 3명이 숨지고 직원과 환자 17명이 다쳤다. 러시아군이 도망치는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목표로 공격을 감행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침공과 관련해 개인이 아닌 국가 간 분쟁을 다루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러시아에 대한 법적 절차를 시작한 상태다.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카림 칸 검사장은 이번 침공 과정에서 전쟁 범죄가 있었다고 볼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서 39개국으로부터 조사 승인을 받았다고 밝힌 상태다.

ICJ가 러시아에 패소 판결을 내릴 경우 그 판단의 집행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맡겨진다. 하지만 러시아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기 때문에 집행을 거부할 권한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