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미국 뉴저지주에 선물한 9·11 테러 추모비(왼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름이 가려진 안내판. /뉴저지주 홈페이지, 지미 데이비스 베이온 시장 페이스북

미국 뉴저지주의 한 도시에 세워진 9·11 추모비에서 블라디미르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이름이 사라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하는 의미다.

15일(현지시각) 지역 매체 ‘더 저지 저널’은 뉴저지주 베이온시에 세워진 9·11 테러 추모비에 새겨진 푸틴 대통령의 이름이 임시로 가려졌다고 보도했다. 베이온항을 내려다보며 서 있는 이 추모비는 9·11 테러로 실종된 사람들을 기리기 위해 러시아가 선물한 것으로, ‘눈물방울 기념비’라는 이름이 붙었다. 푸틴 대통령은 2005년 기념비 기공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름을 지운 건 베이온 시장이다. 지미 데이비스 베이온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러시아 예술가 주라브 체레텔리는 전세계 테러와의 투쟁을 위해 아름다운 기념비를 만들었고, 러시아인들이 베이온시에 선물했다”며 “이 기념비는 우리에게 그날의 엄청난 희생을 절대 잊지 말라고 상기시켜준다”고 했다. 데이비스 시장은 “최근 푸틴 대통령의 이름이 기념비에 적혀 있다며 이 기념비를 철거하자는 논의가 있었다”며 “확실히 하겠다. 우리는 절대 이 기념비를 무너뜨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푸틴의 최근 우크라이나를 향한 행동 때문에 우리는 그의 이름을 덮는 조치를 했다”며 “내가 이를 지시했다”고 했다. 이어 “이건 9·11 희생자와 가족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라며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다”고 했다.

2005년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9·11 테러 추모비 기공식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뉴저지주 홈페이지

데이비스 시장이 올린 사진을 보면 추모비와 안내판 일부가 검은색으로 가려져 있다. 이 조치는 데이비스 시장이 별다른 지시를 내리기 전까지 유지될 예정이다.

그는 현지 매체에 “우리는 여전히 추모비에 대해 러시아 국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그들이 전쟁을 시작한 건 아니다”라며 “푸틴이 그랬다. 추모비는 어디에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20일째인 15일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IOM)는 우크라이나를 떠나 국외로 탈출한 난민 수가 3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중 약 140만명이 어린이로 집계됐다. 사상자 수도 계속 늘고 있다. 유엔 인권사무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전 4시부터 이날 0시까지 민간인 사망자는 어린이 48명을 포함해 모두 691명이다. 부상자는 어린이 62명을 포함해 1143명으로 집계됐다고 인권사무소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