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배송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36%, 최근 50%까지 치솟으며 OECD 중에서도 최악을 기록한 터키에선 급격한 인플레로 인한 사회 불안이 커지고 있다. /EPA 연합뉴스

글로벌 물가 급등세가 각국을 위협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만성적 인력 부족과 공급망 교란, 에너지 가격 급등에 잦아지는 기후 변화와 우크라이나 안보 위기까지 각종 악재가 겹친 탓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일(현지 시각) 38개 회원국의 지난해 12월 전년 대비 물가 상승률이 6.6%로, 1991년 7월 이래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물가상승률이 무려 36.1%를 기록한 터키를 제외한 나머지 회원국의 평균 인플레율은 5.6%였다.

국제 유가도 급등하고 있다. 이날 북해산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다. WTI가 90달러를 넘은 것은 2014년 10월 이후 7년여 만에 처음이다. 오미크론의 파괴력이 예상보다 약해 향후 국제 원유 수요가 높아지는 반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로 원유 공급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다. “국제유가가 곧 100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골드만삭스)는 전망과 함께, 추가 유가 상승이 모든 물가를 견인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 2일 영국 런던의 한 수퍼마켓 모습. 영국에선 최근 식품가격만 한달새 2.7% 급등하고 가구 등 내구재 가격도 폭등하면서 민생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EPA 연합뉴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집계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FFPI)는 지난달 135.7을 기록, 국제 식량가가 급등했던 2011년 ‘아랍의 봄’ 사태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FFPI는 곡물, 식물성 기름, 유제품, 육류, 설탕 등 필수 식품 5종의 국제거래가를 종합해 산출하는데, 특히 기름 가격이 1990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였다. 뉴욕타임스는 “전반적 공급망 병목 현상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미국·아르헨티나·우크라이나 등 주요 농산물 생산국에서 가뭄 등 이상 기후가 잦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엥겔 계수(소득 대비 식량 구입비)가 큰 남미와 아프리카 개도국부터 타격을 안길 전망이다. 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이들 국가의 식품가 폭등은 팬데믹에 따른 사회 불안정을 더 확산시킬 수 있다”고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현실화될 경우 식량 부족이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