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신임 주한 미국 대사에 필립 골드버그(65) 주콜롬비아 대사를 조만간 지명할 예정이라고 복수의 외교 소식통들이 26일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연말에 골드버그 대사 내정 후 극비리에 주한 미국 대사 지명 절차를 시작했다고 한다. 한국 정부에도 이미 아그레망(부임 동의)을 요청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내정자가 우리 정부에 통보된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공식 지명 후에도 상원 인준에 통상 수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내에 부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5월 새 정부 출범 후, 서울에 착임(着任)할 가능성이 크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기인 2009~2010년 국무부의 대북 유엔 제재 이행 조정관을 지내면서 ‘대북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가 공식 지명 후 상원 인준을 받아 한국에 부임하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재개를 선언한 북한에 확실한 ‘경고’ 메시지를 줄 것으로 보인다.

골드버그는 미국 직업 외교관 중 최고위직인 ‘경력대사(career ambassador)’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인 2006~2008년 주볼리비아 미국 대사로 시작해 2013~2016년 주필리핀 미국 대사, 2018~2019년 주쿠바 대사대리 등을 역임한 베테랑이다. 같은 경력대사인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에게 주필리핀 대사직을 물려준 인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