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 발생 1주년이 되는 6일 낮 12시(현지 시각), 연방하원 본회의장에서 추모 기도회가 열렸다. 연단에 오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순직한 우리의 영웅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며 경찰관들의 이름을 차례로 불렀다.

“의회 경찰관 브라이언 시크닉, 의회 경찰관 하워드 리벤굿, 워싱턴시 경찰관 제프리 스미스, 의회 경찰관 빌 에번스….”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 1주년을 맞은 지난 6일(현지 시각) 워싱턴DC 연방 의사당 계단에서 의원과 직원들이 당시 순직한 경찰관 등 희생자를 추모하는 뜻으로 촛불을 들고 서 있다. 이날 본회의장 추모 기도회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순직한 우리의 영웅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며 희생자들의 이름을 차례로 불렀다. /AP 연합뉴스

시크닉 등 3명은 작년 1·6 사태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에번스는 작년 4월 의회를 향한 차량 돌진 공격으로 순직했다. 순직자들이 호명되자 1200㎡의 미국 하원 본회의장 전체가 엄숙한 침묵에 빠져 들었다. 펠로시 의장이 “이제 모든 의원들이 일어서서 순직자들을 기리며 잠시 묵념을 하길 청한다”고 하자, 본회의장에 있던 40여 명의 의원이 일제히 일어섰다. 위층 기자석에서 본회의장을 내려다보고 있던 취재기자들도 일어서서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였다. 25초 남짓 정적이 이어졌다.

이날 기도회에서는 연방하원의 마거릿 그런 키븐 목사가 기도를 이끌었다. 그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 남북전쟁 중 재선에 성공한 뒤 1865년 3월 가진 두 번째 취임식에서 했던 연설을 인용했다. 키븐 목사는 “우리는 다시 국가적 혼란을 극복할 것”이라며 “누구에 대해서도 원한을 품지 않고, 모두에 대한 관용으로서, 하나님이 깨우쳐 주시는 정의를 굳게 믿으며, 우리가 하고 있는 과업을 완수할 것”이라고 했다. 분열된 미국 사회가 서로를 포용하며 통합되기를 바라는 기도문이었다.

그러나 이 기도문이 낭독된 하원 본회의장 안에도 통합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공화당에서는 대표적 반(反)트럼프 인사인 리즈 체니 의원과 그의 부친 딕 체니 전 부통령만이 여기 참석했다. 공화당의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과 맷 개츠 하원의원은 이날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법을 어길 생각이 없었지만 연방수사국(FBI) 등이 그들을 함정에 빠트리려고 폭동을 선동했을 수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1·6 사태 당시 깨진 집기와 유리창 등은 말끔히 치워졌지만, 여전히 그날을 연상시키는 흔적들은 남아있다. 1·6 사태 당시 시위대가 난입했던 서쪽 출입구 앞쪽에는 금속 펜스가 남아있고, 시위 진압용 방패도 입구 밖에 세워져 있다. 하원 본회의장 밖에는 금속 탐지기가 설치됐다. 뉴욕타임스는 당시의 잔해들 대부분이 증거로 법무부에 제출됐지만, 많은 의원들이 1·6 사태를 기억하기 위해 의사당 내에 이를 보존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