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오른쪽) 일본 외무대신이 작년 12월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주요7국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대신이 한국 시각 6일 오전 8시10분부터 35분간 전화통화를 했다고 미·일 양측이 발표했다. 북한이 어제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발표한 후 2시간 만에 이뤄진 양국 간 통화인데, 미·일 양쪽의 발표문 모두에 ‘한국’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미국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이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철통 같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양 장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성취하기 위한 협력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양국 간 통화에서 미국의 대한 방위 공약이나 한·미·일 삼각 협력이 논의됐는지는 발표문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이날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의 발표문에는 “한국과 일본의 방어에 대한 우리의 공약은 철통 같다”는 표현이 있었다.

국무부 발표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과 하야시 외상은 “우크라이나의 독립, 주권, 영토 완정에 대한 변함 없는 지지를 강조하고 러시아의 추가적 군사 행동이나 다른 공격적 행동들을 억지하기 위한 노력을 논의했다”고 한다. 두 장관은 또 미·일 동맹 현대화, 전략적 목표의 공조, 협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코로나 대유행 대응 및 회복에 대한 공동의 결의도 표현했다.

일본 외무성은 양 장관이 “미·일 동맹의 강화 및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실현을 향해 연계해 가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주일 미군의 코로나 대응 문제 등을 논의한 뒤 지역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외무성은 전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 하야시 외상은 “어제 미사일 발사를 포함해 북한에 의한 핵·미사일 활동은 일본, 지역,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장관은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하도록 계속해서 일·미가 긴밀히 연계해 가는 것에 일치했다”고 일본 외무성은 발표했다. 블링컨 장관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최근 정세를 설명하고 현 상황을 기반으로 계속 협력할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조 바이든 대통령과 블링컨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국의 주요 고관들은 거의 예외 없이 한국보다 먼저 일본과 전화 및 대면 협의를 가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한 람 이매뉴얼 신임 주일미국대사가 상원 인준을 받아 곧 부임할 예정인 반면, 주한미국대사는 아직 지명조차 되지 않았다. 일본이 중국·러시아·북한 등 세계와 지역의 거의 모든 문제에서 미국의 확실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고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