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내 대표적 ‘반(反) 트럼프’ 인사인 리즈 체니 미 하원의원은 2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어떤) 미래의 공직에도 부적격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체니 의원은 트럼프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며 공화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다가 작년 공화당 의원총회 의장(Conference Chair)직을 박탈 당했었다. 체니 의원은 현재 ‘1·6 미 의회 난입 사태’의 진상을 조사 중인 하원 특별위원회에 참가해 활동하고 있다.
체니 의원은 이날 ABC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대통령이 선거 기간 동안 한 거짓말을 봐왔다. 이는 거의 법치와 전쟁을 벌이는 수준이었다”며 “또 그는 자신이 임명한 판사들을 포함한 60개 이상의 법원 판결(대선 재검표 등)을 완전히 무시하고 테러(1·6 난입 사태)가 진행되는 동안 (폭동들에게) 물러나 있으라고 말하는 것을 거부했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국가의 생존을 최고 통치자의 손에 맡긴다”며 “(그런 책임을 부여받은) 대통령이 군중들에게 멈추라고 말하는 것을 거부하고, 정부 부처를 방어하는 것을 거부할 때, 그는 신뢰받을 수 없다”고 했다. “공화당은 선택을 해야 한다”며 “우리는 헌법에 충실할 수 있고, 도널드 트럼프에 충성할 수도 있지만 둘 다 될 수는 없다”고도 했다.
체니 의원은 작년 지난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런 일을 촉발한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었다. 그 이후 이뤄진 연방하원의 트럼프 탄핵소추안 표결 때도 체니 의원은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공화당 의원 중 찬성표를 던진 사람은 9명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체니 의원에 대해 “끔찍한 인간”이라고 하면서 대립했었다.
체니 의원은 작년 11월에는 사실상 당 내부에서도 제명당했다. 소속 지역구인 미 와이오밍주의 공화당이 체니 의원을 공화당원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당시 와이오밍주 공화당 중앙위원회는 버팔로에서 진행한 투표에서 31대 29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와이오밍주 23개 카운티 중에서는 약 3분의 1 지역 공화당 관계자들이 찬성했다. 이를 두고 USA투데이는 “트럼프를 일관되게 비판하는 체니 의원에 대한 질책”이라고 했다. CNN도 “공화당이 얼마나 기본원칙들에서 벗어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개인 숭배로 바뀌고 있는지에 관한 강력한 신호”라고 했다.
그러나 체니 의원은 공화당 내 압박에 굴하지 않고 있다. 체니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공화당은 지난 1·6 난입 사태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해야 할 뿐만 아니라 트럼프가 우리의 후보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하고, 그가 다시는 권력의 고삐에 가까이 가지 않을 것을 확실히 해야 할 ‘특별한 의무’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