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치고 받던 전·현직 미 대통령들이 연말을 앞두고 서로 덕담을 주고 받는 이례적인 모습이 연출됐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부터 온갖 주제를 놓고 적대적 태도를 보이며 서로 비난을 이어왔었다. 주요 외신들은 “두 전·현직 대통령이 덕담을 주고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주목하고 있다.

바이든 지지율

이런 모습은 먼저 바이든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각) 코로나 변이인 오미크론과 관련된 대국민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우선 그는 ‘트럼프’를 직접 호명하지 않고 “전임 행정부와 과학계 덕분에 미국은 백신을 확보한 첫 국가 중 하나가 됐다”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작년 5월 백신 개발을 위한 계획을 본격 추진해 12월부터 접종이 가능해졌는데, 이를 간접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맞은 사실을 공개했다”며 “부스터샷은 나와 그가 동의하는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라고 했다.

트럼프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칭찬은 공화당 지지자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공화당 지지자들 상당 수가 백신 접종에 반대하면서, 공화당 강세 지역 중심으로 코로나 확진률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여 온 트럼프 전 대통령조차도 부스터샷을 맞았다고 언급해 이들에 대한 접종 비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같은 밤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나는 매우 감사하고 놀랐다”고 했다. 그는 “이는 굉장한 일이고 많은 사람을 기쁘게 만들 것으로 생각한다”고도 했다.

앞서 그는 지난 19일 지지층을 상대로 한 집회에서 부스터샷을 맞았다고 했다가 청중의 야유를 받았었다.

또 트럼프는 “나는 그(바이든)가 매우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이 나라를 치유하는 과정이 돼야 한다.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면서도 백신 접종은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두 명이 2024년 대선에서 다시 한번 대결을 펼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계속 나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임에도 재선 도전 의향을 밝히고 있고,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재출마 가능성을 숨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