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미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중개인들이 거래 차트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날 오미크론이 미국의 코로나 바이러스 지배종이 되고, 바이든 정부의 대형 사회지출법안이 좌초 위기에 놓이면서 뉴욕증시와 뉴욕유가가 동반 하락했다. 미국과 유럽 각국은 내년 경제 전망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AFP 연합뉴스

코로나 신종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습격에 미국 등 각국 투자·경제 전망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20일(현지시각) 2022년 1분기 미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에서 2%로 낮췄다. 2분기는 35%에서 3%로, 3분기는 3%에서 2.75%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그 이유에 대해 “코로나 팬데믹 지속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 정부의 재정 확대 정책이 좌초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럽에서도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이 잇따랐다. 프랑스 중앙은행은 내년 성장률을 0.1%포인트 내렸고, 독일 중앙은행도 성장률 전망치를 1%포인트 내렸다.

미 뉴욕증시 3대 지수는 20일(현지시각) 일제히 급락세로 돌아섰다. 다우지수가 1.23%, S&P500이 1.14%, 나스닥 1.24% 하락 마감했다.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유럽 등 각국의 연말연시 여행 제한 조치와 경제 봉쇄에 준하는 조치가 속속 이어지고 연말 특수가 증발한 데 따른 공포 때문이다. “연말 산타 랠리 대신 공포 랠리가 시장을 덮쳤다”는 말이 나왔다. ‘공포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6.03% 올랐다.

이날 뉴욕증시 급락엔 전날 중도파인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의 반대로 바이든 정부의 사회 인프라 투자법안(Build Back Better)이 의회에서 좌초될 것이란 우려도 작용했다. 이날 ‘바이든 수혜주’인 전기차와 태양광 관련주 등이 일제히 약세로 돌아서면서, 전기차 대표주자인 테슬라 주가가 이날 900선이 무너져 800포인트에 근접하기도 했다.

국제 유가도 이날 오미크론에 따른 각국 경제 봉쇄와 수요 급감 전망에 급락했다. 20일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는 전장보다 3.7% 하락한 68.23달러에 마감했다.

미 CNN은 이날 자본·원유 시장 상황을 두고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세계 경제에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고 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내년 1월 예정된 연례 다보스 포럼을 초여름까지 연기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