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형인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의 성추문 사건 수습을 돕다 CNN에서 해고된 간판 앵커 크리스 쿠오모가 퇴직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고 7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CNBC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제프 저커 CNN 사장은 직원들과의 화상 타운홀 미팅에서 크리스 쿠오모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저커 사장은 또 크리스가 형의 성추행 사건 대응 전략을 세우는 데 참여했다는 의혹이 처음 불거졌던 지난 5월 이미 그가 휴직하기를 바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일 CNN은 저녁 9시 뉴스 ‘쿠오모 프라임 타임’을 진행해온 크리스를 해고했다. 전날 뉴욕주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 자료에서 크리스가 친형인 앤드루 쿠오모 전 지사의 성추행 사건을 무마시키는 데 적극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크리스는 앤드루 쿠오모 전 지사의 성추행 보도 동향을 형의 보좌관과 공유했을 뿐만 아니라, 피해 사실을 폭로한 피해자의 관련 정보를 수집했으며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문을 대필하기도 했다.
저커 사장은 “지난주 공개된 수사기록이 CNN 경영진의 허를 찔렀다”며 “크리스는 나와 CNN 고위 임원들에게 보고했던 것 이상의 행동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크리스의 후임은 결정되지 않았으며, 다양성 등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 선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출판사 하퍼콜린스는 내년 2월 출간 예정이던 크리스의 신간 ‘깊은 부인(Deep Denial)’의 출간 취소를 발표했다. 아마존닷컴에 따르면 이 책은 ‘팬데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기의 미국에 대해 폭로된 불편한 진실’을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또 크리스는 위성 방송사 ‘시리우스 XM 홀딩스’에서 방송되던 평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퇴출당했다.
잇단 방송·출판계의 퇴출 결정에도 크리스 쿠오모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크리스 쿠오모의 대변인 측에 CNN의 퇴직금 지급 불가 결정과 책 출간 취소에 대한 입장을 요구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