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NBA(미 프로농구) 시카고 불스 왕조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스카티 피펜(56)이 ‘영원한 일인자’ 마이클 조던(58)을 작심 비판했다. 작년 넷플릭스 등을 통해 공개된 다큐멘터리 ‘더 라스트 댄스(The Last Dance)’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피펜은 4일 “그 다큐멘터리에서 나는 부속품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조던은 그보다 더 거만하긴 힘들 것”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그는 현역 시절 조던의 ‘조력자’ 역할을 했다. 다큐멘터리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조던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조던이 불스에서 마지막으로 뛰었던 1997-1998시즌에 통산 6번째 우승을 일구는 과정을 담은 10부작 ‘라스트 댄스’가 방영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피펜은 최근 월간지 지큐(GQ) 인터뷰에서 “마이클은 본인이 모든 걸 혼자 이뤄낸 것처럼 연출했다.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나? 데니스 로드맨, 룩 롱리 등 동료가 없었으면 그는 ‘마이클 조던’이 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뉴욕타임스엔 “나는 마이클과 친하지도 않고 그런 적도 없다”는 발언까지 했다.
‘라스트 댄스’는 미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이 23년 전 불스의 라커룸 등을 500시간가량 찍은 영상물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조던이 허락하지 않으면 방영하지 않는다는 조건 때문에 빛을 보지 못했는데, 조던이 ESPN 측의 꾸준한 설득에 동의하면서 지난해 4월 넷플릭스와 ESPN을 통해 공개됐다. 제작진은 조던과 피펜을 비롯한 당시 불스 선수들과 구단, 언론 관계자들을 추가 인터뷰해 예전 영상과 합쳤다.
조던은 NBA 통산 우승 6회, 득점왕 10회, 리그 MVP(최우수선수) 5회를 했던 ‘농구 황제’다. 현재 NBA팀인 샬럿 호니츠의 구단주이자, 자산 16억달러(약 1조8900억원)를 보유한 부호이기도 하다.
조던은 ‘라스트 댄스’에서 피펜을 “이기적(selfish)”이라고 표현했다. 피펜이 1997-1998시즌 시작 전 갑작스레 등 수술을 받고 38경기를 결장한 것을 두고 한 이야기였다. 이에 피펜은 “진짜 이기적인 선수는 시즌 시작 직전에 은퇴한다”고 했다. 조던이 1993년 아버지를 여의고 갑작스럽게 코트를 떠난 행동을 꼬집은 것이다. 피펜은 또 “마이클은 그 촬영으로 인해 1000만달러를 받았지만, 우린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라스트 댄스’를 시청한 조던의 옛 불스 동료들도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데니스 로드맨(50)은 지난해 5월 “스카티는 너무 과소평가됐다. 그는 지금보다 더 주목받아도 되는 인물”이라고 했다. 당시 주전 센터였던 룩 롱리(52)는 최근 “조던이 불필요하게 우리에게 가혹했다. 그와 함께 있는 걸 썩 즐기지 않았다”고 했다.
피펜은 NBA에서 뛰었던 일화를 모은 책 ‘언가디드(Unguarded)’를 9일(현지 시각) 내놓는다. 일각에선 피펜이 자신의 책 홍보를 위해 조던을 이용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피펜은 조던과 함께 농구 ‘명예의 전당’에 이름 올린 스타 플레이어였으며, 현역 시절 연봉 수입 총액(약 1억1000만달러)은 조던(약 9400만달러)보다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