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국 연합체 ‘쿼드(Quad)’의 첫 대면 정상회담을 이달 말쯤 미국에서 열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8일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서 “미국이 호주, 인도를 포함한 4국 정상회담을 추진함에 따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도 9월 말 미국을 방문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이달 말 퇴임 예정인 스가 총리가 “퇴임하기 전 일·미 관계를 강화하려고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더 힌두’ 등 인도의 영자 신문들도 지난 6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달 말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모디 총리가 25일로 계획된 유엔 총회 연설 이전에 워싱턴 DC를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고, 23~24일쯤 열리는 쿼드 정상회담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당시 인도 언론들은 스가 총리의 퇴임이 임박한 점이 대면 쿼드 정상회담 개최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만약 스가 총리의 방미가 확정된다면 쿼드 정상회담 개최의 장애물이 사라진 셈이다.

최근 호주 정부도 바이든 대통령이 첫 대면 쿼드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지난 3일 자국 기자들에게 “쿼드는 매우 중요한 모임”이라며 “첫 대면 정상회담을 기대한다. 정확한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쿼드 4국은 지난 3월 화상회의 방식으로 첫 정상회담을 열고, 연내 대면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쿼드 정상회담에서는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커지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에 대응할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중 경쟁에 집중하는 것을 아프가니스탄 철수의 명분으로 내세운 바이든 대통령이 강경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니혼게이자이 신문 영문판은 “스가 총리가 바이든의 초청에 응해 워싱턴 회담에 참석하기로 결정했다”며 “(미·일) 두 정상은 쿼드 정상회담 계기에 따로 만나 대만해협의 평화 및 안정을 위한 협력도 강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