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로나 델타 변이 확산으로 환자들이 폭증하는 가운데, 플로리다주(州)를 비롯한 미 남동부 지역 병원들이 의료용 산소 부족으로 심각한 의료 위기를 맞고 있다고 미 CNN 방송·블룸버그통신 등이 2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플로리다, 조지아, 노스·사우스캐롤라이나, 미시시피, 텍사스, 루이지애나주 등 남동부 지역 일대 병원 상당수가 의료용 산소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이들 병원 일부는 탱크에 보관해둔 산소가 부족해지자 비상용 예비 물량까지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산소 고갈 직전인 곳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의료용품 공급업체인 프리미어는 “남동부 지역 병원들이 산소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병원마다 12~24시간 사용 분량밖에 남지 않은 최악의 상태”라고 밝혔다. 코로나 환자는 혈중 산소 농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저산소증을 겪기 때문에 치료를 위해 100% 순수 산소를 흡입해야 한다.
병원의 산소 탱크는 90%가량 채우고 30~40% 남았을 때 보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현재 미 남동부 일대 병원 산소 탱크는 대부분 산소가 10~20% 미만인 상황이라고 한다. 탱크를 다시 채우는 경우에도 산소량을 절반 이상 채우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남동부의 산소 부족 사태는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플로리다주 올랜도와 탬파 지역 등은 지난주 지역 주민에게 물 사용량을 줄여달라고 권고했다고 미 포브스는 전했다. 물을 정화하는 데 쓰이는 액화 산소를 보존해 병원에 공급하기 위해서다. 탬파 지역 주민 250만명에게 물을 공급하는 ‘탬파베이워터’는 지난 25일 “당분간 액화 산소 대신 차아염소산나트륨(NaOCl·락스 성분)을 사용해 물을 정화한다”며 “물의 냄새와 맛이 약간 달라질 수 있다”고 주민들에게 고지했다.
우주 산업도 멈춰섰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27일 다음 달 예정된 인공위성 발사를 한 주 미룬다고 발표했다. 영하 약 180도에서 압축된 액화 산소는 인공위성 발사 등을 위한 추진 연료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