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이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 과정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20년 간의 동맹에 대해 등을 돌렸다”며 “왜 대만, 유럽, 한국 같은 다른 동맹들이 바이든 대통령을 믿고 의지해야 하냐”고 했다. 공화당 소속인 깅리치 전 의장은 18일(현지 시각) 폭스뉴스 기고문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사태의 책임을 아프간 정부 측에 돌린 것을 비판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글에서 깅리치 전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6일 아프간 관련 대국민 연설을 하는 것을 보면서 “그(바이든)이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 “공황 상태에 빠진 수만 명의 아프간 사람들이 필사적으로 그 나라에서 빠져나오려고 하고 있는 텔레비전의 장면과 바이든의 차분하고 착 가라앉은 연설 사이의 갭은 엄청났다”는 것이다.
당시 연설에서 바이든은 “아프가니스탄 지도자들은 포기하고 국외로 달아났다. 아프간 (정부)군은 때로 싸우려고 해보지도 않고 붕괴했다”며 철군 결정을 정당화했다. 이에 대해 깅리치는 “그(바이든)은 냉정하게 (아프간을) 포기하기로 한 자신의 결정을 방어하며 재앙적일 만큼 혼란스럽고 위험한 미국의 아프간 철수에 대해 자신의 행정부를 제외한 모든 사람을 비판했다”며 “그동안 온 세계는 미국 정부가 20년 간의 동맹에 대해 등을 돌리는 분명히 엄청나게 큰 리더십의 실패를 목격했다”고 평했다.
깅리치는 “어떻게 바이든은 수십 년간 탈레반과 맞서 싸우며 미국과 동맹을 맺는데 목숨을 걸었던 용감한 아프간 사람들을 욕되게 할 수 있냐”고 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미군은 아프간 정부군 스스로 싸우려고 하지 않는 전쟁에서 싸우며 죽어갈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말한 것이 “동맹에 대해 미국 대통령이 말한 가장 비겁한 거짓말 중 하나”라고 깅리치는 주장했다.
깅리치는 “20년 간의 전쟁 동안 미국인 2448명이 숨진 데 반해 아프간 정부군은 30배 가까이 많은 6만9000명을 잃었다”며 “미군의 희생과 용기를 축소시키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아프간 동맹들에 대한 바이든의 냉혹한 명예 훼손은 반박해준다”고 했다. 또 “더 나아가 미군을 도우며 자신과 가족의 생명을 걸었던 통역관, 안내원, 정보원들이 자신의 미래를 희생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시사하는 것은 자신의 무능함을 감추려고 하는 실패한 지도자의 악랄한 거짓말”이라고 깅리치는 주장했다.
특히 깅리치는 바이든이 지난 7월에는 아프간 정부군에 대해 전혀 다른 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8일 바이든은 “7만5000명의 탈레반에 맞서는 아프간 정부군엔 세계의 다른 어떤 군대와도 견줄 만큼 잘 무장한 30만명의 병력과 공군이 있다”면서 “내가 탈레반을 믿냐면 아니다. 하지만 나는 (탈레반보다) 더 잘 훈련되고 더 잘 무장하고 전쟁 수행에 있어 더 유능한 아프간 정부군의 역량을 믿는다”고 말했다.
깅리치는 “바이든이 체면을 세우려고 할 때 얼마나 빨리 동맹에게서 등을 돌리는지 봤나? 이것이 미국에 얼마나 위험한지 볼 수 있나?”라며 “혼란스럽게 동맹을 내치고 달아나는 바이든의 결정을 세계가 봤는데 왜 대만, 유럽, 한국과 다른 동맹이 바이든 대통령을 믿고 의지해야 하나”라고 썼다.
바이든이 연설에서 “나는 인권이 우리 외교 정책의 주변이 아닌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분명히 해왔다”고 말한 것도 깅리치는 비판했다. “탈레반이 아프간의 모든 여성과 소녀들을 억압하기 시작하고 여성과 소녀들을 강제로 탈레반 전사와 결혼시키는 정책을 실시하는데 어떻게 바이든은 이렇게 말할 수 있나”란 것이다.
그러면서 깅리치는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이 ‘바이든은 지난 40년 간 거의 모든 주요한 외교 정책과 국가 안보 사안에서 틀렸다’고 말했던 이유가 있다”고 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모두 보좌했던 게이츠 전 국방장관은 2015년 출간한 회고록에서 바이든에 대해 “자신이 정말로 무엇을 생각하는지 숨길 수 없는 진실한 사람이자 당신이 개인적 위기에 처했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드문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럼에도 나는 그가 지난 40년 간 거의 모든 주요한 외교 정책과 국가 안보 사안에서 틀렸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깅리치는 “세계가 힘들어지면 바이든은 진실을 피해 숨는다”며 “이것은 미국의 동맹들, 해외 주둔 미군들, 본토의 미국인들에게 위험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