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구 조사에서 백인 인구수가 건국 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 시각) 미국의 2020년 인구 조사 결과, 백인 비율이 10년 전인 2010년보다 2.6%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10년마다 인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 내 백인은 전체 3억3100만명 중 2억430만명이었다. 이는 2010년 2억2360만명보다 약 1930만명 줄어든 수치다. 2000년에 백인 비율은 전체의 69%였지만, 지난해는 57.8%으로 20년간 11%p가 줄어들었다. 미국 인구 중 백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60% 미만으로 떨어진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인 인구 감소 배경으로 출산율 감소 및 적은 백인 이민자 수 등의 요인을 들었다.

이번 조사에서 아시아계 인구는 10년 전보다 36% 증가한 2000만명으로 집계됐다. 히스패닉은 23% 늘어난 6200만명, 흑인은 5.6% 증가한 4100만명이었다. 특히 캘리포니아주(州)에서는 히스패닉 인구 비율이 39.4%로 백인(34.7%)을 추월하기도 했다.

또 대도시 인구가 증가한 반면 교외 지역의 인구는 감소하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군(郡) 단위 행정 지역인 카운티의 절반 이상인 52%는 지난 10년간 인구가 감소했다. 이와 반대로 대도시 뉴욕의 인구 증가율은 7.7%였고, 애리조나주 피닉스는 11.2%에 달했다.

지난해 미국의 인구는 3억3100만 명으로 지난 10년 동안 7.4% 증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민이 미국 인구를 활기차게 했고, 경제를 끌어올렸다”며 “젊은 근로 인구를 유입시킨 덕분으로, 이는 이민이 줄어 인구가 줄고 있는 유럽과 대비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