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갑부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가 20일(현지시각) 첫 우주관광에 성공했다. 세계 억만장자들의 ‘우주관광 3파전’이 달아오르면서, 환호와 동시에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베이조스는 이날 오전 9시 미국 텍사스에서 자신이 세운 우주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의 로켓 ‘뉴 셰퍼드’를 타고 고도 100㎞의 카르만 라인(유럽 국제항공연맹이 정한 우주경계선)까지 올라가, 3~4분간 캡슐 안에서 무중력 체험을 한 뒤 지상으로 돌아왔다. 베이조스의 동생, 경매에서 2800만달러(322억원)를 내고 좌석을 산 네덜란드 부호의 18세 아들, 1960년대 우주비행사 시험을 통과했지만 여성이란 이유로 우주인이 되지 못했던 82세 미 여성 등이 동승했다. 뉴 셰퍼드 발사부터 착륙까지 전 과정은 블루 오리진 홈페이지에서 생중계됐으며, 뉴욕시 타임스퀘어의 대형 전광판에서도 중계됐다.
앞서 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은 지난 11일 5명의 탑승객과 함께 버진 갤럭틱의 우주선 ‘VSS 유니티’를 타고 고도 88㎞(미 항공우주국이 정한 우주경계선)까지 올라가 4분간 무중력 경험을 하며 우주 구경을 한 뒤 돌아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오는 9월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에 일반인 4명을 태워 지구를 공전하는 궤도비행을 선보인다.
스위스 금융사 UBS는 “안정성만 확보되면 10년 안에 연 30억달러(3조4000억원) 규모의 우주관광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내년부터 본격화될 버진 갤럭틱의 우주관광 상품은 1인당 25만달러(3억원)의 가격에도 600명 이상의 부자들이 예약했다. 미 투자사 모건스탠리는 “베이조스는 2040년까지 우주관광 뿐 아니라 달과 소행성의 자원 채굴 등으로 연간 1조달러(1146조원)규모의 매출을 올릴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경제사상가 로버트 라이시 전 미 노동장관은 최근 트위터에 “기후변화로 인한 (북미)폭염으로 바다 생물까지 쪄죽는 판에 억만장자들의 돈놀음을 구경해야 하나”라고 했고, 데이비드 비즐리 유엔세계식량계획 사무총장은 “당신들이 단돈 60억달러(6조9000억원)만 보태주면 전세계 굶주리는 사람 4100만명을 도울 수 있다”고 비꼬았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지구가 불타는데 부자들은 비싼 놀이기구를 탄다”고 꼬집었으며, 미 워싱턴포스트는 “억만장자들의 우주 고도 경쟁은 과거 빅테크 기업 회장들이 ‘누가 더 큰 요트 타나’ 경쟁하던 것을 연상시킨다”고 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코로나 팬데믹과 기후변화로 지구인이 신음하는 지금 우주관광은 현실적이지도 긴박하지도 않다”며 “훈련된 우주인이 우주탐사를 하러 가는 것과, 몇분간 무중력 체험을 하러 수십만 달러를 내고 우주에 가는 것은 다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