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뉴욕 브루클린의 한 레스토랑이 손님들로 가득 찬 모습. 뉴욕주와 뉴욕시가 백신 보급 성과에 발맞춰 식당 등 실내시설 수용 인원 제한을 풀면서 유명 식당들은 예약 잡기가 힘들 정도다. /EPA 연합

14일 정오(현지 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의 일본식 스시 전문 식당. 넓은 홀에 다닥다닥 붙은 50여 개의 테이블이 인근 금융사 직원들의 회식 자리 등으로 꽉 찼다. 명품 옷을 입고 파워 런치(power lunch·회의를 겸한 점심 식사)를 하는 젊은 금융맨들이 요즘 화제인 주식 이야기 등을 하며 왁자지껄 떠드는 통에, 바로 옆사람과 대화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지난 6월 뉴욕의 한 와이너리 겸 식당. 주류 판매 규제와 영업 시간 제한도 모두 없어졌다. /AP 연합

최근 뉴욕시 일대의 유명 식당들은 이렇게 붐벼서 1~2주 전에도 예약 잡기가 어렵다. 지난 6월부터 웬만한 실내 시설의 수용 인원 제한이 모두 철폐된 데다, 맨해튼 금융사와 로펌, 뉴욕시청 등 주요 기관들이 사무실 출근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첼시와 미드타운 등 젊은이들이 몰리는 거리는 목요일 저녁부터 주말까지 불야성이다. 술집의 밤샘 영업 제한 등 주류 판매 관련 규제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미술관과 카페 등 웬만한 실내 시설에서도 코로나 관련 방역 규제는 사라지다시피 했다. 대중교통과 병원에선 아직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안 썼다고 해서 굳이 문제가 되는 분위기는 아니다.

뉴욕 맨해튼에서 14일 새로 선보인 실내 설치 미술 작품. 뉴욕시 핵심부는 사실상 집단면역에 다가서면서 모든 실내외 행사와 활동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로이터 연합

이는 뉴욕시의 높은 코로나 백신 접종률 덕이다. 14일 현재 뉴욕시에선 18세 이상 성인의 73.4%가 백신을 1회 이상 맞았고, 접종을 완료한 비율도 66.9%다. 코로나에 걸렸다가 회복된 사람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집단면역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7일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코로나 극복 기념 거리 퍼레이드. 지난해 12월 미국 전체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 백신을 맞은 뉴욕의 간호사 샌드라 린지 등 의료진이 퍼레이드 차량에 올라 시민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AP 연합

이달 들어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미 전역에 퍼지면서 뉴욕도 긴장했다. 그러나 검사 대비 확진율이 7월 둘째주 0.6%에서 이번 주 0.9%로 소폭 상승했지만 아직 영향은 미미하다. 백신을 맞고도 감염되는 ‘돌파 감염’ 사례가 있긴 하지만 소수다. 뉴욕시 보건 당국에 따르면 이달 코로나 입원 환자의 98%, 사망자의 99%는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이들이었다. 뉴욕시 일일 확진자 수는 올 초 1만6000명까지 나왔지만, 14일 기준 700명대이다.

백신 접종률에 따라 검사 대비 확진율도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같은 뉴욕시 내에서도 맨해튼구(區)는 검사 대비 확진율이 0.5% 안팎인 반면, 백신 기피층이 많아 접종률이 50%대로 상대적으로 낮은 스태튼 아일랜드구는 확진율이 5%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