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 맨해튼의 명문 사립 초등학교 ‘돌턴 스쿨’ 학부모들은 지난달 1학년 대상 성교육 수업 내용을 두고 발칵 뒤집혔다. 돌턴 스쿨은 설립 100년이 넘은 학교로, 연간 학비만 5만5000달러(약 6300만원)에 달한다. 성교육을 실시한 여교사 저스틴 앙 폰테는 필리핀계로 교육학과 공중보건 석사 학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폰테가 만 6세 1학년들에게 보여준 성교육 만화영화에서 남자 어린이는 “가끔 내 성기가 커져서 하늘을 가리켜요. 성기를 만지면 기분이 좋아져요”라고 하고, 여자 어린이는 “나도 목욕탕에 있을 때나 엄마가 침대에 눕혀줬을 때 성기 만지는 게 좋아요”라고 한다. 어른 캐릭터는 “기분 좋지? 이런 행위는 혼자 있을 때 해야 해. 어른들은 공공 장소가 아닌 사적인 공간에서만 한단다”라고 말한다. 폰테는 학생들에게 직접 “누구도 너희들 몸을 허락 없이 만져선 안 돼. 조부모나 부모도 너희 몸에 손을 대려면 꼭 네 허락을 받도록 하라”고 가르쳤다.
학부모들은 “부모를 잠재적 성범죄자로 모느냐” “당신은 이런 내용을 여섯 살짜리들에게 가르치는 걸 허락받았냐”며 분노했다. 폰테는 8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온라인으로 엄청난 신상털이를 당했고, 학교에 해임 요구가 빗발쳐 버틸 수 없었다”며 사직했다고 밝혔다.
폰테가 맨해튼의 또다른 명문 사립학교 ‘컬럼비아 그래머 앤드 프래퍼러토리 스쿨’에서 16~17세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포르노 독해력(Porno Literacy)’ 줌 수업도 문제가 됐다. 1764년에 설립된 이 학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아들 배런,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커맨의 자녀 등이 다닌 곳으로 유명하다.
폰테는 수업에서 포르노 영화에 나오는 은어를 가르치고 포르노와 예술의 차이를 토론하게 했으며, 학생들에게 포르노 관람 후 감상문을 쓰게 하고 근친상간 역할극을 유도하거나 누드 사진 공유 사이트를 소개했다고 부모들이 증언했다. 그는 ‘성별과 성적 지향별 성적 만족도 통계표’를 보여주며 “여성 이성애자가 남성 이성애자나 남녀 동성애자보다 성적 만족감을 덜 느낀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래머 스쿨 학부모들은 “자신의 성적 취향을 학생들에게 주입했다” “포르노를 통한 성교육은 부적절하다”고 비난했지만, 폰테는 “이미 어린 학생들은 인터넷·TV 등에 범람하는 포르노를 보면서 비현실적인 성관념을 갖고 있다. 무엇이 자연스러운 현실이고 과장된 것인지 학교에서 정확히 가르쳐야 한다”고 맞섰다. 뉴욕타임스는 성교육 전문가들은 ‘폰테의 수업 내용 자체는 문제 없지만, 학부모들의 가치관과 충돌한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