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7세 소녀가 공립 초등학교의 사서(司書)직을 맡은 교사에게 부모 허락 없이 머리카락을 잘렸지만, 해당 학교가 이 교사를 해고하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이라고 CNN이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흑백 혼혈인 소녀의 아버지는 백인인 교사가 인종적 편견을 갖고 흑인처럼 곱슬거리는 딸의 머리카락을 잘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시간주 마운트 플레전트에 사는 저니 호프마이어(7)란 소녀는 지난 3월 24일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을 레게 스타일로 땋고 학교에 갔다가 한 쪽이 뭉텅 잘린 채 돌아왔다. 부모가 이유를 묻자 저니는 “스쿨버스에서 다른 아이가 가위로 머리를 잘랐다”고 말했다. 부모는 학교에 이 사실을 알린 뒤 미용실에 가서 딸의 머리가 덜 어색해 보이도록 비대칭적인 보브 컷 스타일로 잘라주었다.
그런데 이틀 뒤 등교를 했던 저니는 머리가 완전히 짧게 잘린 채 울면서 집에 돌아왔다. 부모는 또 다른 아이가 머리카락을 자른 줄 알았지만 저니는 “하지만 선생님이 그랬어요”라고 말했다. 저니가 다니던 가니아드 공립 초등학교의 도서관 담당 교사가 머리카락을 잘랐다는 것이었다. 해당 교사는 머리카락을 자르기 전에 부모 허락을 구하거나 머리카락을 잘랐다고 부모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다른 두 명의 학교 직원도 이 사실을 알았지만 부모에게 알리지 않았다.
흑백 혼혈인 소녀의 아버지 지미 호프마이어는 이것을 ‘인종차별적 동기'에서 비롯된 사건으로 보고 교육청 등에 신고했다. 처음 스쿨버스에서 흑인처럼 땋은 저니의 머리카락을 자른 소녀도 백인, 부모 허락 없이 머리카락을 자른 교사도 백인이란 이유에서였다. 현지 언론 WNEM 등의 보도를 보면 부모의 신고를 받고도 학교 당국은 “특별히 해줄 것이 없다”는 미온적 태도를 취했다고 한다.
해당 학교가 속한 마운트 플레전트 공립학교회는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최근 학교 측은 해당 교사를 해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학교 이사회 측은 지난 3일 “제3자의 조사와 교육청 자체 조사에 의하면 이 직원은 머리카락을 잘라줄 때 좋은 의도를 갖고 있었다”면서 “인종적 편견에 의한 동기”가 있었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해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해당 교사는 인종차별적 동기에서 머리카락을 자른 것이 아니라 그저 소녀의 머리카락 양쪽 길이를 맞춰주려고 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당국은 부모 허락 없이 머리카락을 자른 것이 “잘못된 판단에서 이뤄진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면서도 “관련된 직원들이 잘못된 행동을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마지막 기회”를 준다는 차원에서 해고는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교사가 20년 간 별 문제 없이 근무해 온 점도 참작됐다고 한다.
하지만 소녀의 가족은 “허락 없는 헤어컷이 인종적 편견의 의한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소녀의 가족을 대변하는 전국 부모 협회의 크리스티나 래스터 정책 국장은 “어떤 아이도 학교에서 머리카락을 잘려서는 안 된다”며 “이것은 가족에게 모욕적인 일이고 어린 소녀는 평생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이 일어난 마운트 플레전트는 미시간 중부의 도시로 해당 학군의 학생 약 3400명 중 72.4%가 백인이고 흑인은 2.5% 미만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