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작년 10월 2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월터리드국립군병원에 입원하기 위해 대통령 전용헬기 '마린 원'을 타러 가고 있다. /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작년 10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했을 때, 당시 백악관이 인정했던 것보다 훨씬 중태였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9일(현지 시각) 발간될 책 ‘나이트메어 시나리오: 역사를 바꾼 트럼프 행정부의 전염병 대응’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월터 리드 국립 군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마크 메도우스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은 측근들에게 “트럼프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워싱턴포스트의 데미언 팔레타, 야스민 아부탈렙 기자는 트럼프 행정부 관련 인사들을 취재해 이 책을 썼다.

책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부부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지 몇 시간 만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태는 심각하게 악화됐다고 한다. “열이 치솟았고, 혈중 산소포화도는 94% 이하로 떨어졌으며 한때 80%대로 고꾸라졌다”는 것이다. 혈중 산소포화도는 95% 이상이 정상이고 80%대면 매우 심각한 상태다. 백악관 주치의인 션 콘리 박사가 침상 곁에 붙어있었고 상태를 안정시키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산소 보충을 받았다고 한다. 각종 치료제를 투여하고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태를 우려한 의료진은 월터 리드 국립 군병원으로의 이송을 결정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가장 가까운 참모들에게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얼마나 아픈지는 불분명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 확진 사실을 트위터로 알린 것은 많은 백악관 참모들이 자고 있던 새벽 1시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접촉한 수많은 백악관 직원과 행정부 관료들은 다음날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백악관 의무실에 줄을 섰다. 한 여성 참모는 줄을 서고 있다가 대통령 주치의인 코비 박사가 “당황한 표정(panicked look)으로 사무실에서 달려 나가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 중증 치료에 쓰이는 덱사메타손을 처방받았을 때 혈중 산소포화도는 93%로 떨어진 상태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월터 리드 국립 군병원에서 보낸 첫 주말에 그의 상태에 대한 브리핑을 받은 두 명의 참모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심각하게 아팠고 월터 리드에서 퇴원하지 못할까봐 걱정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월터 리드 국립 군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적처럼” 호전됐다. 스테로이드 제제를 투여 받은 뒤 기운이 넘치기 시작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방에 전화를 걸었다. 그는 평소 관계가 매끄럽지 않았던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자신이 투여 받은 항체 치료제가 “기적 같다”고 평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