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6일 오하이오주 웰링턴에서 퇴임 후 첫 야외 대규모 군중유세인 '미국을 구하자' 유세에 나서 지지자들에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박힌 모자를 던지고 있다. 그는 이날 "2016년, 2020년에 이어 2024년 대선도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 연합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각) 퇴임 후 처음으로 대규모 야외 유세를 벌였다. 2020년 대선 불복 논란 속에 2024년 대선 재출마를 노린 본격 행보라는 분석이다.

첫 유세는 ‘미국을 구하자(Save America Rally)’란 이름으로 총 4회 기획됐다. 미 언론들은 이번 유세를 ‘복수 투어(revenge tour)’라고 부르고 있다. 지난 1월 자신의 2차 탄핵 표결 당시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들이 내년 중간선거 등에서 재선되지 못하도록 저격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검증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탄핵에 찬성하거나 자신에게 반기를 든 공화당 의원들을 ‘허울뿐인 공화당원(Republicans In Names Only)’ ‘배신자’ 등으로 불러왔다.

26일 첫 유세 장소는 오하이오주 웰링턴이었다. 탄핵에 찬성한 공화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 10명 중 한 명인 앤서니 곤잘레즈 하원의원의 지역구다. 트럼프는 이날 곤잘레즈 의원을 맹비난하면서, 이곳에 도전장을 낸 자신의 보좌관 출신인 맥스 밀러를 지지해달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26일 오하이오 유세에 몰린 군중. 이 곳은 트럼프 2차 탄핵 때 찬성한 공화당 하원의원 중 한 명인 앤서니 곤잘레스 의원의 지역구다. 곤잘레스에 도전장을 낸 트럼프 측근 맥스 밀러를 지지하는 팻말을 들고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AP 연합

트레이드 마크인 빨간 넥타이를 맨 트럼프는 이날 2시간여 연설을 하면서 “바이든이 불법 이민을 막지 않아 나라에 재앙이 닥쳤다” “사회주의자들로부터 나라를 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2020년 대선에서 자신이 승리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2016년, 2020년에 이어) 2024년 우리는 세 번째 승리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백신 보급 성공은 자신의 공이라며 “바이든은 해변에서 놀기만 했다”고 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2만여 지지자가 유세장에 나왔다.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은 전날부터 현장에서 밤샘하며 줄을 서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1월 6일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건 이래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사용이 차단되면서, 대면 정치 복귀를 위해 조바심을 내왔다”면서 “퇴임 직후부터 이런 대규모 군중 유세를 준비하라고 참모진을 재촉했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을 경우 트럼프가 더 분노할 것이 뻔해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열게 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 앞. 대법원은 지난 2월 트럼프 재단을 탈세 금융 사기를 수사 중인 뉴욕 검찰에 트럼프 재단의 납세 기록 등을 모두 제출하도록 명령한 바 있다. 맨해튼 지검은 이르면 금주 중 트럼프 재단의 최고재무책임자 등 트럼프의 충복들을 기소할 전망이다. /AFP 연합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7월 3일 자신의 새 근거지 플로리다에서 대형 유세와 함께 독립기념일 축하 불꽃놀이도 열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플로리다에서 12층 아파트 붕괴 참사가 벌어진 상황에서 행사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 전망이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탈세 혐의 등에 대한 검찰의 기소가 임박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뉴욕 맨해튼지검은 트럼프 재단의 탈세와 금융·보험 사기와 트럼프의 선거자금법 위반에 대한 수사와 관련, 재단과 최고재무책임자 등을 이번 주 기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