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美) 연방 대법원은 17일(현지 시각)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전 국민 건강보험법(Affordable Care Act)을 폐지해야 한다는 공화당의 주장을 기각하고, 현행 유지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날 텍사스주(州)를 포함해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이끄는 18주 및 개인 2명이 ‘오바마케어는 위헌(違憲)이므로 이를 무효로 해달라’며 낸 소송을 7대2로 기각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성향별로 보수 6명, 진보 3명의 ‘보수 우위’ 구조이지만, 이번 판결에서는 다수의 보수 대법관이 진보 진영과 같은 의견을 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주도해 만든 ACA는 정부 보조로 모든 국민의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의료 개혁 법안으로, 2014년 1월부터 시행됐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정 부족’ 등을 이유로 폐지를 주장해 왔다. 2017년 공화당이 장악한 상·하원은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개인에게 부과하던 벌금을 없애 사실상 ‘의무 가입 조항’을 폐지했다. 이어 공화당 측은 2018년 ‘벌금을 안 내도 된다면 의무 가입이 아닌 것이고, 이에 따라 오바마케어는 헌법적 근거가 없으니 법을 무효화해야 한다’는 논리로 대법원에 오바마케어 폐지 소송을 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날 “(이미) 의회에서 건강보험 미가입 시 벌금을 내지 않게 했으므로, 의무 가입 조항으로 인해 (오바마케어) 반대자에게 피해가 가는 것은 없다”고 했다.

오바마케어가 2010년 법으로 제정된 후 대법원이 이를 존속시키는 결정을 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2012년과 2015년에도 공화당 측이 폐지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이 기각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대법원의 판단은 획기적인 법률의 혜택을 받고 있는 모든 미국인들의 승리”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오바마케어를 확대·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