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지난 1월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기원 조사팀'이 현장을 방문하기 위해 숙소인 힐튼 호텔을 나서고 있다. 이들은 중국 당국의 방해 속에 이 1차 조사에선 코로나 기원에 대한 이렇다 할 조사 결과를 내놓지 못했으며, 2차 조사를 추진 중이다.

중국 우한 등에서 코로나 기원을 추적해온 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 소속 유럽 과학자들이 “증거가 사라지기 전에 2단계 조사에 돌입해야 한다”며 “미국도 관련 정보를 WHO와 공유하라”고 공개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26일(현지 시각) 바이러스학회의 주간 온라인 팟캐스트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WHO 조사팀은 지난 1~2월 우한 등에서 현지 조사를 벌였으나 코로나 바이러스가 어디서 어떻게 시작됐는지 명확한 결론을 얻지 못했다.

팟캐스트에 출연한 과학자들은 “코로나가 공식 발병한 2019년 12월 전후로 중국이 우한 등 여러 곳의 혈액은행에서 다량의 혈액 샘플을 채취했다”면서 “샘플은 2년이 지나면 폐기 처분을 한다. 즉 코로나 추적의 만료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네덜란드의 저명 바이러스학자인 마리온 코프만스는 “우리는 꼭 해야 할 진짜 작업을 할 기회를 놓칠 위험에 처했다”고 했고, 덴마크의 전염병학자 테아 피셔도 “지금 모든 조사가 멈춰진 상태”라며 “시간이 많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WHO는 지난 24일부터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세계보건총회 연례 회의를 열고 있는데 2차 조사 실시에 대해 많은 회원국들이 동의하고 있음에도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향후 2단계 조사가 진행된다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인체 샘플을 조사, 동물-사람 간 전염 경로를 추적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바 AFP=연합뉴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화상을 통해 제74차 세계보건총회(WHA)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WHA는 중국 우한 등에 대한 WHO 전문가들의 2차 조사를 아직 결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WHO 과학자들은 미국에서 제기된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코로나 유출설에 대해선 별 무게를 두지 않았다. 코프만스는 “미국 측에 실험실 유출설을 뒷받침할 증거를 공유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답을 못 들었다”고 말했다. 영국 역학자인 피터 다스작은 “실험실 유출 가능성은 현재 미 정보기관 내 일부의 평가라는 점에서 과학적이라기보단 정치적인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미 국가정보국의 어맨다 스코치 부국장은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미 정보기관 간에 실험실 유출설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면서 “솔직히 미 정보 당국은 코로나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원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7일 전날 정보기관에 ’90일 뒤 코로나 기원 관련 보고서를 다시 내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 기자들과 만나 “어떤 내용이 담길지 모르겠다. 알았다면 추가 조사를 지시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해당 보고서가 나오면 완전히 공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