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지난 1월말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기원 조사팀'이 현장을 방문하기 위해 숙소인 힐튼 호텔을 나서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중국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기원설을 두고 미국이 전면 재조사에 돌입한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올 초 진행한 우한 현지 조사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WHO는 지난 1~2월 다국적 전문가팀의 우한 현지 조사 뒤 “코로나는 동물에서 사람으로 감염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우한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결론의 보고서를 3월에 냈다. 그러나 현지 조사 자체가 중국의 거부로 코로나 발발 1년이 넘게 지난 뒤 이뤄진 데다, 중국이 ‘우한연구소 기원설의 증거는 없을 것’이라고 미리 결론 내린 채 조사팀 정보 접근을 제한했다는 점에서 논란을 낳았다. 당시 미국과 한국 등 14국은 조사의 객관성 부족을 들어 유감을 표했다.

(우한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 허베이성 우한을 방문하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기원 조사팀'의 탑승 차량이 지난 1월 31일 우한의 화난(華南) 수산물시장에 도착하고 있다.

문제는 당시 WHO 조사에서도 코로나 우한연구소 기원설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나왔다는 점이다. 25일(현지 시각) 미 CNN에 따르면 WHO 전문가팀이 발표한 보고서에는 200페이지에 달하는 부록이 첨부됐다. 이 부록엔 중국 보건 당국이 2019년 12월 인체에서 채취한 코로나 바이러스류(類) 샘플 수천 개를 저장했다가 파괴한 과정이 담겼으나, WHO는 “이 샘플을 검사하지 못했다”고 적었다. 부록엔 최초 감염자인 우한 40대 남성이 2019년 12월 접한 28종의 음식 목록, 야생동물을 판매하는 재래시장을 방문한 사실도 담겼다.

이와 관련, WHO 조사팀은 지난 2월 우한 현지 회견에서 “코로나 발병이 처음 보고되기 이전인 2019년 12월 우한에서 이미 13종의 변이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확산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중국이 조사를 막은 수십만 개의 혈액 샘플에 접근하려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CNN은 “(부록엔) 중국의 정보 은폐 의혹과 더불어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담겼지만 제대로 검토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WHO 전문가 보고서엔 이와 함께 중국이 코로나 발병 보고 직전인 12월 초 우한 인근의 야생동물 69종에서 표본을 추출해 대규모 조사를 벌인 정황도 기술됐다. WHO 패널 중에선 ‘이미 코로나 환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동물 조사를 한 것 아니겠느냐’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우한 AP=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 조사팀'을 이끄는 피터 벤 엠바렉 박사가 지난 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염 경로를 보여주는 차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을 찾기 위해 우한을 방문한 WHO 전문가팀은 이날 현지에서 중국 측 전문가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우한에서 코로나19 발원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3일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연구원 3명이 이미 2019년 11월에 고열 등 코로나 유사 증세로 병원에 실려갈 정도로 아팠다는 정보를 미국 정보 당국이 파악했다”고 보도해 코로나 우한 기원설에 불을 붙였다. 이튿날엔 “2012년 박쥐 배설물을 치우러 구리 폐광에 들어갔던 광부 6명이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이 중 3명이 숨졌는데, 당시 우한바이러스연구소가 이 광부들에게서 여러 종류의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를 검출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