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넷째 부자인 빌 게이츠(65)와 그의 아내 멀린다(56)의 이혼에 따른 재산 분할이 본격 시작됐다. 시작은 2조원이 넘는 주식이다.
블룸버그는 5일(현지시각) 빌 게이츠의 재산을 관리하는 투자회사 캐스케이드 인베스트먼트가 멀린다에게 23억달러(약 2조6000억원)에 달하는 기업들의 주식을 양도했다고 보도했다.
멀린다에게 양도된 것은 캐나다 국영 철도회사 주식 15억달러, 미국 자동차 판매회사 오토네이션 주식 3억달러, 코카콜라의 멕시코 합작법인 펨사와 멕시코 방송국 텔레비사 주식 5억달러다. 캐스케이드 주식 일부(1410만달러)도 멀린다 소유가 됐다.
빌 게이츠는 총 1305억달러(약 146조원)에 달하는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빌의 가장 큰 자산은 캐스케이드 인베스트먼트다. 그는 캐스케이드 지분 299억달러(약 33조7000억원)어치를 보유 중이다. 캐스케이드 인베스트먼트는 부동산, 에너지 분야 회사와 여러 국영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보유액은 500억달러(약 56조3000억원)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빌 게이츠의 주식이 급격하게 멀린다에게로 양도됐다”며 “두 부부의 재산 분할이 이미 시작됐음을 뜻하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게이츠 부부는 주식 외에도 각종 부동산과 고가 미술품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주를 비롯해 캘리포니아, 몬태나, 플로리다 등에 대규모 부동산이 있다. 워싱턴주의 6600㎡ 규모 자택은 1억3000만달러(약 1500억원) 가치를 지니고, 플로리다에 있는 땅은 5500만달러(약 620억원) 규모다. 캘리포니아엔 2000만달러(약 230억원)짜리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게이츠 부부는 중앙아메리카 소국 벨리즈에 개인 섬도 가지고 있는데, 그 가치는 2500만달러(약 2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또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유명 화가의 작품 1억3000만달러(약 1500억원)어치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워싱턴주 법에 따르면 부부가 결혼생활 중 축적한 재산은 5대5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게이츠 부부가 “재산 분할에 합의했다”고 밝혔기 때문에 두 사람의 합의대로 재산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이혼 소송을 앞두고 게이츠 부부는 스타 변호사를 기용했다. 2019년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아내였던 매켄지 스콧이 이혼했을 때의 변호사들이 다시 한번 ‘세기의 이혼’ 변호를 맡는다. 베이조스를 변호했던 셰리 앤더슨은 멀린다 측을 변호하고, 매켄지 스콧을 변호했던 테드 벨베는 빌 게이츠 측 변호를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