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부분의 대학들이 코로나 팬데믹의 와중에서 SAT·ACT와 같은 표준화 시험 점수의 제출을 의무화하지 않으면서 지원자들이 대거 몰려, 아이비리그 8개 대학을 비롯한 미국 최고 대학들의 올해 합격률이 사상 최저로 내려갔다.

하버드·예일 등 ‘아이비 리그’라 불리는 미 동부의 8개 명문대학들은 지난 6일 오후7시(미 동부시간) 오는 가을학기부터 시작하는 2021~2022 학년도의 합격자를 일제히 통보했다.

그 결과 하버드대는 올해 무려 5만7435명이 지원했지만, 이중 3.4%에 해당하는 1968명에게만 합격을 통보해 사상 가장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다. 지금까지 최고 경쟁률은 작년의 4.6%였다. 하버드 측은 작년에 지원자가 43% 증가했다고 밝혔다. 예일대도 4만6905명이 지원해, 4.6%에게만 합격을 통보했다. 작년엔 6.6%였다. 아이비리그에서 합격률이 두 번째로 낮았던 곳은 컬럼비아대로, 지원자의 3.7%(작년엔 6.3%)만이 합격을 통보 받았다.

미국 아이비리그 8개 대학의 올해 합격률/워싱턴포스트

올해 미 최고 명문대에 지원자들이 몰린 것은 코로나로 인해 특정 장소에 가 안전하게 표준화 시험을 치르는 것이 여의치 않게 되자, 이들 대학이 이 시험을 ‘선택’사항으로 돌렸기 때문이었다. 이들 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되게 되자, 앞다퉈 이들 명문대에 지원하면서 경쟁률을 사상 최고로 끌어올린 것이다. MIT의 경우에도 작년에 7.3%이었던 합격률이 올해는 4%로 내려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게다가 작년에 합격하고도 진학을 1년간 미룬 학생들도 많아, 올해 지원자에게 제공되는 자리가 더 줄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듀크대의 경우엔 올해 가을학기 신입생의 10%는 이미 작년에 합격한 학생이라는 것이다. 듀크대의 합격률도 작년의 8.1%에서 올해 사상 최저인 5.8%로 내려갔다.

물론 이 같은 지원자 폭증과 최고의 경쟁률 ‘잔치’는 미국에서도 일부의 최고 명문대들에만 국한된 얘기다. 또 그 해 가장 우수한 학생들은 여러 곳에 중복 지원하기 때문에, 이들이 5월초까지 자신이 진학할 대학을 최종 결정하고 나면 대학들은 추가 합격자를 통보한다. 이에 따라, 미 대학들의 최종 합격률은 가을 학기 시작 전까지 계속 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