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코로나 백신 접종 사실을 증명해 주는 이른바 ‘백신 여권’을 개발하기 위해 민간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백신 접종자들 위주로 사회 활동을 재개하려는 논의가 미국에서도 시작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대통령이 올여름쯤 정상적 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약속한 가운데 백신 접종 증명서 관련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크루즈 선사와 스포츠팀 등 점점 더 많은 회사들이 정상적 영업을 재개하기 전에 백신 접종 증명서가 필요하다는 요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내 주요 항공사와 여행 협회들은 지난 22일 백신 접종 증명이 안전한 국제선 여행 재개의 필수 요소라며 백악관에 관련 계획을 5월까지 확정해 줄 것을 촉구했다.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는 보건복지부가 백신 접종 증명과 관련된 논의를 주도해 왔고, 백악관이 정부 부처 간의 조율 역할을 맡고 있다고 한다. 논의에는 10여개 부처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백신 여권은 항공기 탑승권처럼 스캔할 수 있는 코드 형태로, 스마트폰 앱을 통해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종이 출력도 가능하다. 뉴욕주는 이미 이달 초 IBM의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백신 접종 여부나 코로나 음성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앱을 선보인 적이 있다. IBM 외에도 최소 17개 미국 업체가 이런 백신 접종 증명 앱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국제적으로 통용 가능한 ‘디지털 백신 접종 증명서' 개발을 시작했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를 돕고 있다.

이처럼 여러 주체가 동시다발적으로 개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위조가 불가능하고 표준적으로 통용 가능하면서도 개인 정보 유출 우려가 없는 백신 여권을 만들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 조정관은 지난 12일 브리핑에서 “어떤 방식이든 간단하고, 무료이며, 디지털과 종이로 모두 제공되고, 사람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도록 확실히 하는 것이 우리(백악관)의 역할”이라고 했다.

한편 유럽연합(EU) 내에서는 오는 6월 15일부터 백신 여권 이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가 이날 보도했다. 티에리 브르통 EU 시장 담당 집행위원이 한 라디오에 출연해 27개 EU 회원국 보건부에서 접종한 백신 종류와 항체 형성 여부 등을 담은 건강 증명서를 발급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다만 접종서 발급을 의무화하지는 않고, 코로나 검사 음성 확인서와 병행 사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