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로라도주 대형마트 총격 사건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했다가 숨진 일곱 명의 자녀를 둔 경찰관을 향해 각계에선 한 목소리로 애도를 표하고 있다.
23일(현지 시각)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최소 10명이 사망한 이번 총기 난사 사건에서 경찰관 에릭 탤리(51)는 사건 현장인 ‘킹 수퍼스’에 가장 먼저 도착했고, 진압 도중 총기 난사범의 총에 맞아 숨졌다.
샘 위버 볼더 시장은 탤리의 희생에 애도를 표하면서 이 도시의 주민을 위해 목숨을 바친 다른 경찰관 6명의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고 전했다. 위버 시장은 “우리는 결코 탤리 경찰관이나 그의 가족에게 그들의 희생에 대해 충분히 감사할 수 없지만 그것을 잊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렸다.
탤리의 아버지 호머는 “아들이 사건 현장에 가장 처음 도착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다”며 “아들은 무엇보다도 가족을 사랑했고, 훌륭한 유머감각을 가진 장난꾸러기였다”고 말했다. 호머는 또 탤리가 드론(무인기) 조종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탤리는 2010년부터 볼더경찰(BPD)에서 경찰관으로 일했다. 탤리가 소속된 볼더경찰(BPD)의 메리스 헤럴드 서장은 최근 있었던 탤리 가족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헤럴드 서장은 탤리가 가족들에게 심폐소생술을 가르쳐줬고, 그의 아들이 심폐소생술을 이용해 25센트짜리 동전을 삼킨 자기 형제를 살렸다고 전했다. 헤럴드 서장은 “볼더경찰이 그 아들에게 생명을 구한 데 대해 상을 줬고 그때 가족 전체가 몇 주 전 내 사무실에 왔었다”고 회상했다.
탤리의 여동생이라고 밝힌 커스틴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항상 파일럿을 꿈꿨던 오빠가 색맹 때문에 이루지 못했지만, 이젠 날아오르라”고 했다. 이어 “내 가슴이 부서진다”며 “그가 얼마나 아름다웠고, 이것이 많은 이에게 얼마나 황폐한 상실인지 설명하지 못하겠다”고 썼다.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는 탤리의 가족을 돕기 위한 펀딩이 시작됐다.
앞서 콜로라도주의 대형마트에서 지난 22일 총격으로 최소 10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지난 16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한국계 여성 4명을 포함한 8명이 총기 난사로 희생된 지 6일 만에 대형 총격 사건이 또 일어나면서 미국이 충격에 빠졌다.
경찰과 CNN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0분쯤 로키 산맥에 둘러싸인 콜로라도주 북부 자치도시 볼더의 ‘킹 수퍼스’ 식료품점에 AR-15 소총을 든 한 남성이 침입해 총기를 난사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범인은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아무 말 없이 맨 앞에 있던 여성을 쏘고, 안팎으로 총을 10여 발 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