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67년을 함께한 부부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려 단 15분 차이로 생을 마감한 사연이 알려졌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려 지난 1일 15분 차이로 숨을 거둔 에스더(왼쪽)과 빌 일니스키 부부. /AP 연합뉴스

21일(현지 시각) AP통신은 플로리다주 한 호스피스에서 빌(88)·에스더(92) 일니스키 부부가 67번째 결혼기념일을 몇 주 앞둔 지난 1일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부부의 외동딸 사라 밀루스키는 “두 분이 함께 가신 것은 정말 소중하고 놀랍고 마음 따뜻해지는 일”이라며 “두 분이 정말 그립다”고 말했다.

둘은 교회에서 만났다. 빌은 미주리주 스프링필드에 있는 센트럴 바이블 칼리지에 다니면서 인근 교회에서 설교를 했고, 교회 피아노 반주자를 찾다가 친구 소개로 에스더를 만나게 됐다고 한다.

딸 사라는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청혼했을 때 ‘너에게 부를 약속할 순 없지만, 모험을 약속할 수 있다’고 말했고, 정말로 어머니는 아주 많은 모험을 했다”고 말했다.

부부는 1950년대 후반 다른 신도들과 함께 자메이카로 선교를 떠났고, 몬테고베이에서 10년간 교회를 운영하며 지냈다. 그 기간 사라를 입양했다고 한다. 1969년 가족은 레바논으로 이주해 빌은 대학생들에게 사역 활동을 했고 에스더는 봉사센터를 열었다.

그러나 1975년 발발한 내전으로 수도 베이루트가 전쟁터가 됐고, 가족이 살던 아파트 근처에서 두 번이나 폭탄이 터졌다. 1976년 미 해병대가 미국인들을 대피시켰을 때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도망쳐 미국으로 돌아왔다.

부부는 이후 플로리다에 정착해 40년간 목회 활동을 해왔다. 빌은 3년 전쯤 은퇴했고, 약간의 치매를 앓았지만 신체는 건강했다고 한다. 에스더는 최근까지도 기도 단체를 운영해왔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려 지난 1일 15분 차이로 숨을 거둔 에스더(왼쪽)과 빌 일니스키 부부. /AP 연합뉴스

부부는 지난달 중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다. 둘 모두 처음에는 병세가 나쁘지 않았지만 상태가 점점 악화했고, 편안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겨졌다.

코로나 방역 지침 때문에 사라는 창밖에서 부모님의 임종을 지켰다. 마이크를 통해 ‘사랑해요’라고 말했고, 빌은 고개를 끄덕였다. 에스더는 뭔가 말하려고 하는 것 같았지만 결국 입을 열지 못했다.

1일 오전 10시 15분 아내 에스더가 먼저 숨을 거뒀다. 그리고 15분 뒤 남편 빌도 눈을 감았다. 부부는 평소 잘 때처럼 빌이 오른쪽에 눕고, 에스더가 빌을 바라보는 자세로 누워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