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당시 대중 강경론을 주장해왔던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이 중국산 기념품 펜 수백 자루를 구매하는 데 정부 예산 1만달러(약 1100만원)를 사용한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고 미 CNBC가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CNBC는 이날 국무부 문건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해당 문건은 비영리 감시단체 ‘워싱턴의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CREW)’이 입수해 처음 공개했다.
문건에 따르면, 국무부는 2018년 폼페이오 전 장관이 주관했던 이른바 ‘매디슨 디너’로 알려진 만찬 행사 참석자들에게 줄 기념품용으로 중국산 펜 400자루를 사들였다. 이 펜은 한 자루당 평균 26달러(약 2만9000원)로, 총 구매비가 최소 1만433달러(약 1155만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CNBC는 “펜에는 ‘매디슨 디너’라는 문구가 고풍스럽게 새겨졌다”고 전했다.
미국의 4대 대통령 제임스 매디슨의 이름을 딴 이 행사는 차기대선 출마를 노리는 폼페이오 전 장관의 인맥 관리용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 파티에는 선출직 공무원과 공화당 기부자, 외교관, 억만장자 CEO 등이 참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전 장관 취임 이후 코로나 사태 발발 전까지 메디슨 디너 행사가 국무부 청사에서 20여차례 열렸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재임 당시 중국이 불공정 무역을 통해 미국에 피해를 준다고 비판해왔다. 그는 지난 11일 트윗에서도 “우리는 시진핑 주석의 감정을 상하게 할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미국인들을 보호하고 미국 가치를 지키는 것에 집중해야 하며 중국에 강경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CNBC는 “폼페이오 전 장관 측은 이같은 보도에 대해 아직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