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엘 로빈슨(왼쪽)과 빅토리아. /인스타그램

미국에서 ‘정인이 사건'과 유사한 입양 아동 학대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

폭스뉴스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발생한 빅토리아(3) 사망 사건의 피의자인 양부모 제리 로빈슨(31)·아리엘 로빈슨(29) 부부가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고 최근 보도했다.

입양아 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리엘 로빈슨. /폭스뉴스

빅토리아는 10개월 전 이 가정에 입양됐다. 그러다 지난달 14일 낮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아이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부검 결과 빅토리아 몸에선 여러 차례 둔기로 맞은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은 사건 5일 후 양부모를 아동학대에 의한 살인죄로 긴급 체포했다.

양모인 아리엘 로빈슨은 중학교 교사 경력이 있고, 지난해 미국 요리 경연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뒤 방송 활동을 해 왔다. 경연 당시 그는 두 친아들뿐 아니라 빅토리아를 포함해 아이 셋을 입양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양부모의 학대로 지난달 숨진 빅토리아의 생전 모습. /인스타그램

그는 우승 상금 2만5000달러를 놓고 경쟁을 펼치는 프로그램 ‘워스트 쿡 인 아메리카’에서 우승한 뒤 “상금은 입양자녀들을 위해 쓰겠다. 우리가 입양 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걸 하느님이 알아주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교육위원회는 아리엘 로빈슨의 교원 자격을 정지시켰다. 교육위는 “교사 활동 중단 기간이 긴 데다 일련의 사건에 비추어볼 때 교사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방송을 위해 입양을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사건 이후 미국 내에서는 입양 심사 절차를 개혁해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동보호 기관이 입양 가정을 수시로 살펴야 한다는 이른바 ‘빅토리아법’ 제정 운동도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