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감리교 목사 출신의 미 하원의원이 지난 3일 새 회기 개원을 시작하는 대표 기도를 하면서 ‘아멘(amen)’뿐 아니라 ‘에이워먼(awoman)’이라고 마무리해 미 보수파의 반발을 사고 있다.

미주리주의 9선 연방 하원의원인 이매누얼 클리버(76)는 이날 제117대 의회를 출범하며 시작한 의원들의 취임식 기도에서 “우리는 유일신인 브라흐만(Brahma), 다른 많은 신앙에서 많은 이름으로 부르는 ‘신(god)’의 이름으로 구합니다(We ask it in the name of the monotheistic God, Brahma, and ‘god’ known by many names by many different faiths)”라며 “에이멘, 에이워먼”이라고 마쳤다. 에이먼은 ‘그렇게 되소서'라는 뜻의 히브리어에서 온 말로, 성별(性別)과는 무관하다.

그러자 공화당 의원들은 트위터에 “아멘은 성별적인 단어가 아니다. 불행하게도, 진보주의자들은 사실엔 관심이 없다. 믿을 수 없을 정도”라고 공격했다. 보수적 여성 정치평론가인 베다니 맨덜은 “우리를 (임신부 대신에) ‘임신한 사람(pregnant people)’이라고 부르는 자들”이라고 비꼬았다. 37년간 목사로 재직했던 클리버 의원이 또 크리스트교의 유일신과 힌두교의 브라흐만, 온갖 종교에서 ‘신’이라고 부르는 존재를 동일시하고 ‘그 이름’으로 기도한 것도 미 보수적 기독교계 입장에서 보면 파격적이다.

한편,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은 낸시 펠로시 의장(민주) 주도하에 새 운영규칙에서 “모든 성(性)정체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성중립적인 용어’를 쓰기로 했다. 즉 ‘아빠’ ‘엄마’ ‘아들/딸’ ‘형/누나’와 같이 남녀가 드러나는 단어 대신에, ‘parent’ ‘child’ ‘sibling’ 같은 단어를 쓰기로 했다. 클리버 의원의 ‘에이워먼’ 기도 역시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공화당 하원의원인 짐 조던은 “통제불능”이라며 “우리가 ‘아멘’이라고는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또 다른 공화당 하원의원은 민주당이 다양한 형태의 성 정체성을 인정하는 것을 비꼬며 “에이멘 앤 에이워먼? 그들은 성(性)이 이분적이 아니란 걸 모르나? 나머지 42개 성은 어쩌고?”라고 트윗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