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당내 경선 라이벌이었던 피트 부티지지(38)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을 교통부 장관으로 발탁했다. 부티지지가 장관이 되면 미국의 첫 동성애자 각료가 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15일(현지 시각) 트위터에 “피트 부티지지는 리더이고 애국자이며 문제 해결자”라며 “그는 일자리와 인프라, 그리고 기후 도전 과제들을 맡을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부티지지 지명자도 트위터에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후 도전 과제를 맞닥뜨리고 모두를 위한 공정을 향상할 엄청난 기회의 순간”이라며 “교통부 장관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CNN 등 미국 언론은 부티지지가 상원 인준을 통과한다면 최초의 동성애자 각료가 된다고 전했다.
부티지지는 하버드대에서 역사와 문학을 전공했고, 로즈 장학금을 받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유학했다.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다 2011년 11월 29세 나이로 자신의 고향 사우스벤드에서 시장직에 도전해 당선됐다. 시장 시절인 2014년 무급 휴직을 내고 아프가니스탄 전선에 자원했다. 그는 2015년 3월 공식적으로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했는데, 그해 11월 치러진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아프간 파르시어를 포함해 8개 국어를 구사한다.
부티지지는 지난 대선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한때 돌풍을 일으켰다. 부티지지는 인디애나주(州)의 중소 도시 사우스벤드 시장에 불과했던 무명(無名) 인사였지만, 올 초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에서 1위를 했다. 각종 사안에서 중도 성향을 취한 것이 젊은 층과 중도층의 큰 호응을 얻었다. 바이든 당선인은 당시 3위에 불과했다.
이후 바이든은 사우스캐롤라이나 등에서 흑인 지지층의 결집으로 선두로 치고 올라갔지만, 확실한 우세를 갖지는 못했다. 이후 부티지지가 바이든 지지를 선언하고 중도 성향의 표를 끌고 오면서, 바이든이 ‘진보의 상징’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물리치고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었다. 이번 부티지지의 발탁은 바이든의 보은(報恩)과 미 민주당의 차세대 지도자 육성 프로젝트로 볼 수도 있다.
AP통신은 이날 에너지부 장관에 제니퍼 그랜홈 전 미시간 주지사, 신설된 ‘기후 차르(총괄)’에 지나 매카시 전 환경보호청(EPA) 청장이 내정됐다고 보도했다. ‘기후 차르’는 미 연방기관 간 기후 관련 정책을 조율하는 자리다. 매카시 전 청장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EPA 청장을 지내고 현재 미국의 대표적 환경 단체인 천연자원보호협의회(NRDC) 회장을 맡고 있다. 그랜홈 전 주지사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미시간주 법무장관을 지낸 데 이어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미시간의 첫 여성 주지사로 재임했다.
한편 그동안 대선 결과에 침묵을 지켰던 공화당 1인자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도 이날 바이든의 대선 승리를 공식 인정했다. 전날 선거인단 투표에서 바이든이 승리하자 공화당 지도부도 본격적인 대선 승복 메시지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날 상원 본회의 연설에서 바이든의 선거인단 투표 승리를 축하하며 “미국인들은 처음으로 여성 부통령(카멀라 해리스)을 갖게 된 데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취임식까지 남은) 36일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힘차게 마무리하길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