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9시 25분(현지 시각) 미국 뉴욕 퀸스의 한 병원에서 흑인 간호사 샌드라 린제이가 미국 최초로 코로나 백신을 접종받았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그가 맞은 백신은 뉴욕주가 1차 확보한 17만회 투여분이다. 그는 “희망과 안도를 느낀다”고 말했다. 미국의 백신 접종은 지난 1월 20일 첫 코로나 확진자 발생 이후 11개월 만이다.
미 보건 당국은 지난 주말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화이자는 최초 공급분 290만회 투여분을 비행기와 트럭으로 미 50주와 주요 대도시, 5개 연방 기관 등 145곳으로 배송했다. 14일부터 코로나 대응 최전선의 의료진과 병원 직원들이 1순위로 접종받기 시작했다.
미국 내 코로나 진앙이었던 뉴욕의 경우 13일 백신 첫 물량 17만 접종분이 비행기편으로 도착했으며, 최종 점검을 거쳐 14일 오후 뉴욕 최대 병원 그룹인 노스웰헬스·마운트시나이 등 54개 병원 관계자를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했다. 또 다른 백신 우선순위인 장기 요양원 거주자는 내주부터 접종받게 된다.
백악관 코로나 백신 개발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 팀의 몬세프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13일 “내년 3월까지 1억 명이 접종받도록 하고, 5~6월쯤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접종률을 75~80%까지 달성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모든 미 국민은 무료로 코로나 백신을 접종받게 되며, 각 주정부가 수십억달러씩의 비용을 부담키로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3개 핵심 부처와 백악관 고위 당국자들도 ‘국가 연속성 정책’에 따라 14일부터 열흘 이내에 순차적으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이 13일 보도했다. 존 울리엇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이날 “행정부와 의회, 사법부 고위 관리들도 대유행이나 재앙적 비상사태 시 정부의 지속적 운영을 위한 규약에 따라 접종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특혜' 논란을 의식한 듯, 13일 밤 트위터에 “백악관 직원들은 특별히 필요하지 않은 이상 백신을 상대적으로 늦게 맞을 것”이라며 “난 현재로선 백신 접종이 예정돼 있진 않지만 적절한 시기에 맞기를 기대한다”고 썼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 등이 조기 접종을 받을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이 확보한 백신이 부족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NYT·블룸버그 등은 5000만 명이 투약할 수 있는 백신을 추가로 공급하겠다는 화이자 측의 제안을 미 정부가 지난여름 거절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현재 미 정부가 확보한 1억명 분량의 절반에 달하는 양이다. 폴리티코는 8일 “백신 확보량이 부족해 미국은 내년 봄에 ‘백신 절벽’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 백신 개발부터 유통 등 모든 과정이 까다로웠지만, 지금부턴 접종이 최대 관건”이라고 했다. 최근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 국민의 63%만 백신을 맞을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다른 조사에선 이 답변이 50%대에 그치기도 했다. 코로나 백신이 유례없이 초고속으로 개발돼 안전성·효능에 대한 우려가 아직 크다는 얘기다. 미 정부는 2억5000만달러(2700억원)를 투입해 코로나 백신 홍보전을 펼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