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10일과 11일 이틀 연달아 브랜든 버나드(40)와 알프레드 부르주아(56)란 사형수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버나드는 18세 때 갱단의 일원으로 한 부부의 납치·살인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부르주아는 두 살 난 딸을 학대·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고 연방교도소에서 복역 중이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17년간 중단됐던 연방정부 차원의 사형 집행을 재개한 이래, 총 10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

미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권 교체기에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 130년 된 전통을 깼으며, 내년 1월까지 3명에 대한 사형을 더 집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1889년 그로버 클리블랜드 대통령이 대선 후 사형을 집행한 적이 있지만, 통상 백악관을 곧 떠날 대통령은 사형 집행 결정을 후임자에게 미뤘다고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19일 올랜도 홀(49)이란 납치·살인범에 대한 사형을 집행하면서 대선 이후에도 사형 집행을 계속할 것이란 뜻을 밝힌 적 있다. 예정대로 내년 1월까지 총 13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0년간 재임한 대통령 중 가장 많은 사형을 집행한 대통령이 된다고 한다.

이처럼 정권 교체기에 사형을 집행하는 이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말한 적은 없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조 바이든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취임하기 전에 연방정부의 관할 내에 있는 사형수들의 형 집행을 마무리하기 위해 서두르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2024년 대선 출마 등 앞으로 정치 행보를 고려해서 보수 유권자들이 선호하는 ‘엄정한 법 집행’의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계기에 흉악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사형 집행을 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바이든 당선인은 사형을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대체하자는 입장으로, 연방정부 차원에서는 사형 집행을 하지 않고 각 주(州)정부 차원의 사형 집행도 만류하겠다고 해왔다.

미국 내엔 사형제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뜨거워 1972년 연방대법원이 모든 사형 집행을 위헌으로 판결했다가, 1976년 다시 각 주 차원의 사형은 집행할 수 있도록 판결을 변경한 바 있다. 1988년 다시 연방 차원에서 사형을 집행할 수 있는 법이 제정됐지만 2003년 이후로는 연방법에 따라 선고된 사형을 실제 집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2019년 7월 “우리는 희생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우리의 사법 체계에 따라 부과된 형을 이행할 의무가 있다”며 사형 집행 재개를 예고했고, 1년 후인 올 7월부터 집행을 재개했다.